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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로 날아오른 아이유...미국 할아버지가 받은 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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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거 탈탈 털어줄게, 모두 행운을 빌어~."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옛 체조경기장). 가수 아이유가 신곡 '홀씨'를 부르자 공중에서 홀씨 모양을 한 리프트 장치 4대가 내려왔다. 아이유와 함께 춤을 추던 댄서들은 리프트를 타고 하나둘씩 무대 위로 둥둥 떠올랐다. 어두운 공연장에서 홀씨 모양의 리프트는 노란빛을 냈다. 입으로 "후" 하고 분 민들레 꽃씨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흩날리는 모습이었다. 청바지를 입은 아이유도 리프트를 타고 홀씨처럼 무대 위로 떠올랐다.
아이유는 '홀씨'를 오프닝과 앙코르 무대에서 색다르게 두 번 선보였다. 오프닝 무대엔 아이들이 홀씨처럼 우르르 몰려나왔다.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꾸는 꿈에 대하여"라고 말한 아이유의 내레이션으로 첫 '홀씨' 무대가 시작됐다. 그는 스스로 '홀씨'가 돼 '홀씨의 비상'을 선보였다. "30대가 돼 꽃이 아닌 씨로 살래"라고 마음먹은 아이유가 지난달 발매한 새 앨범 '더 위닝'의 주제인 '홀씨의 승리'를 공연에서 부각한 것이다.
이날 공연은 '허(H.E.R.)'란 제목처럼 최면(Hypnotic)에 걸린 듯 몽환적이면서도 에너지(Energetic)가 넘치고 로맨틱(Romantic)한 분위기를 풍겼다. 반듯했던 이전 아이유 공연보다 과감한 무대 연출이 도드라졌다. 아이유는 3시간 넘게 새 앨범 수록곡 '러브 윈스 올' '내 손을 잡아' '관객이 될게'를 비롯해 '삐삐' '블루밍' '너의 의미' '밤편지' 등 20여 곡을 열창했다.
19세 때 발표한 '너랑 나'를 부른 뒤 아이유는 이렇게 고백했다. "십몇 년을 불러 익숙한 노래라 그런지 이 노래를 부를 때 유난히 관객분들이 잘 보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그래요. 어떤 때는 잠 못 드는 밤에 너무 연약하게 무너지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들떠서 경거망동하는 진짜 평범한 사람인데 한목소리로 (관객들이) '아이유 참 좋다'를 외쳐줄 때 '저분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에 맞는 내가 돼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2, 3일과 9, 10일 이곳에서 열린 서울 공연엔 총 6만 명이 몰려 공연장을 빈틈없이 채웠다.
아이유가 새 앨범과 공연으로 뿌린 홀씨는 미국까지 퍼진다. 아이유는 7월 15일부터 8월 2일까지 뉴어크, 애틀랜타,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열리는 미국 공연에 제브 라테트(76)를 초청했다. "할아버지의 영상들이 날 행복하게 하고 나도 오랫동안 할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아이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밝힌 초대 이유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라테트는 아이유의 팬이다. "미국에 사는데 어떻게 '유애나'(아이유 팬클럽명)에 가입할 수 있냐"고 묻는 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화제를 모은 것을 보고 아이유가 공연에 초대했다. 초대를 받은 라테트는 가슴을 부여잡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국일보와 이메일로 만난 라테트는 "아이유 소속사를 통해 '한 달 후에 티켓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아이유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신문사에서 한때 기자로 일했다는 그는 아이유가 출연한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13)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피버(현 라쿠텐비키)로 보다가 아이유를 알게 됐다. 드라마에서 오디션에 도전한 아이유가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1982)을 통기타를 튕기며 부르는 모습을 보고 팬이 됐다고 한다. 그 후 그는 한글을 배우며 아이유 노랫말을 익혔다. 요즘엔 아이유 '허'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보며 예습한다.
서울 공연을 마친 아이유는 일본 요코하마,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18개 도시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아이유가 세계 순회 공연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9월 21~22일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이 경기장에서 공연하는 여가수는 아이유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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