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이종섭, '속전속결' 조사받은 지 하루 만 출금 해제…출국은 일단 연기

입력
2024.03.08 19:00
구독

법무부 "이의신청 이유 있어"
이종섭, 오늘 오후 출국 일정 연기

이종섭 전 국방장관. 고영권 기자

이종섭 전 국방장관. 고영권 기자

법무부가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출국금지를 8일 해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이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으로 출국금지된 상황에서 대사에 임명됐다. 이 전 장관은 일단 이날 예정됐던 출국을 잠정 연기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고, 출국금지 조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별다른 조사 없이 출국금지가 여러 차례 연장된 점 △최근 출석조사가 이뤄진 점 △이 전 장관이 수사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부터 곧바로 해외로 출국할 수 있다. 외교부는 이미 이 전 장관에게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다.

이 전 장관은 다만,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출국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출국금지 해제 결정이 나오기 전에 내려진 결정이다. '조사를 피하기 위한 해외 출국'이라는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대사직으로 이미 임명이 된 만큼 이르면 주말 중 출국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 4일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했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공수처에 고발돼 올해 1월 출국금지됐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수사 기밀이라 출국 금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지만, 결과적으로 피의자 신분의 인사를 대사에 지명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외교가에서는 호주에 외교결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수사가 마무리되고 기소 여부가 결정된 뒤 대사 인사를 진행해도 됐는데, 성급하게 인사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특임공관장 제도의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외교부 고위 관료는 "검증 과정에서 출국금지 및 수사상황을 몰랐다는 사실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검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국제적 망신을 더 당하기 전에 핵심 피의자 이종섭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하라"며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호주대사를 한다는 이유로 꽃가마 타고 도피에 성공한 것"이라며 "니가 가라 시드니도 아니고 몇 년 해외 도피하면 그만인가"라고 비판했다.

문재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