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 돌연 연기…법무부 "업무 수행 감안, 출금 이의신청 처리"

입력
2024.03.08 12:30
수정
2024.03.08 15:19
구독

오늘 오후 출국 연기
박성재 "업무 수행 고려 이의 신청 처리"
정치권 비판 "꽃가마 타고 도피"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안 설명을 하고 있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고영권 기자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안 설명을 하고 있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고영권 기자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8일 예정됐던 출국을 돌연 연기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사건 피의자로 내려진 출국금지에 대해 법무부에 이의신청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장관은 이의신청 후 30일 이내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내정자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시드니로 출국하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했다. 호주대사 부임 시기를 다시 조율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외교부는 4일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했다. 임명에 따른 외교관 여권까지 발급됐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돼 올해 1월 출국금지된 상태였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수사 기밀이라 출국 금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지만, 결과적으로 피의자 신분의 인사를 대사에 지명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외교가에서는 호주에 외교결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주한호주대사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호주는 한·호 관계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며 이종섭 주호주대사와의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본인(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조처에 대한) 이의신청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사자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출입국관리본부에서 검토하고 절차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용무나 도주가 아니라 공적 업무를 수행하러 간다고 봤다"며 "그런 걸 감안해 이의신청 업무를 처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국제적 망신을 더 당하기 전에 핵심 피의자 이종섭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하라"며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호주대사를 한다는 이유로 꽃가마 타고 도피에 성공한 것"이라며 "니가 가라 시드니도 아니고 몇 년 해외도피하면 그만인가"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을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4시간가량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