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파죽지세 알리, 신선식품까지 넘본다…①배송 속도 ②콜드체인이 성공 좌우할 듯

입력
2024.03.06 07:00
17면
구독

입점 수수료 무료, 저가 전략 쓸 듯
마켓컬리·쿠팡보다 느린 배송 약점
"향후 경쟁력, 콜드체인 구축에 좌우"

배우 마동석을 전속 모델로 앞세운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배우 마동석을 전속 모델로 앞세운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저가 중국산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유통업계 먹거리'인 신선식품까지 판매 상품 수를 늘렸다. 신선식품은 다른 제품군과 비교해 배송 기간, 품질, 가격 등 소비자들의 보는 눈이 높아 알리의 국내 시장 안착 여부는 아직 알기 어렵다. 국내 경쟁 회사들은 알리가 신선식품 성공의 열쇠인 콜드체인 등 대규모 물류망 투자에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를 모집한 데 이어 딸기, 굴 등 일부 과일, 수산물 등을 팔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개설한 알리 애플리케이션(앱) 내 한국산 제품 전용 판매 공간 'K베뉴'를 통해서다. 그동안 중국산 제품을 국내로 수입해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화 전략 실현 차원에서다. 입점업체(셀러)가 알리라는 중개상을 통해 신선식품, 공산품 등을 소비자에게 파는 '오픈마켓' 형식이다.

쿠팡, 네이버쇼핑 등 관련 업체는 알리의 저가 전략이 신선식품에도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을 던 셀러가 알리 판매가를 다른 오픈마켓보다 낮출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재 알리는 판매 경로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려는 셀러를 끌어모으기 위해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알리 신선식품, '미끼 상품' 가능성도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알리의 신선식품 판매가 가격 경쟁력만으로 국내 고객을 사로잡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알리는 신선식품 시장 선발 주자인 마켓컬리, 쿠팡과 비교해 배송 경쟁력이 약하다. 두 회사는 직접 구입(직매입)으로 확보한 신선식품을 '샛별배송', '로켓프레시'로 주문 다음 날 고객의 집 앞에 둔다. 반면 알리는 셀러가 배송까지 책임지는 방식으로 전달까지 2, 3일 걸린다.

중국계 이커머스 고질병인 저품질 상품 이슈도 관건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은 셀러를 단기간에 많이 유치할 수 있긴 하나 질 낮은 상품을 파는 미검증 업체까지 들이는 양날의 검"이라며 "국내 업체가 신선식품 가격에서 알리에 밀릴 수 있어도 품질과 반품·환불 등 사후 관리는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물류망 구축 여부가 알리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가 냉장·냉동을 기본으로 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배송, 품질 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알리는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계획 중이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콜드체인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의 신선식품을 '미끼상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알리가 중국산 제품 등 주력 상품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신선식품으로 고객 방문을 이끌어낸다는 얘기다.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의 신선식품 판매 개시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메시지"라며 "알리가 고객 노출도를 높이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