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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시대, 여성 인재가 경쟁력이다

입력
2024.03.06 04:30
수정
2024.03.06 09:45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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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약 23만 명으로 전국 합계출산율 역시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5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제가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 즉 인구 절벽이다. 이미 대한민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모든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고용노동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앞으로 10년 내 300만 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기업들에 가장 시급하고 어려운 문제가 된다는 의미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생산량과 소비의 감소를 동시에 불러오게 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진다.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하고 키우는 과정을 혁신하지 않으면 인구절벽 때문에 생긴 위기를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 혁신의 중심에는 여성 인재들을 어떻게 키워내고 이를 통해 기업의 다양성을 강화할지에 대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여성이 기업 내에서 꾸준히 성장하기 힘든 사회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집계한 유리천장 지수를 보면 한국은 지난 11년 동안 OECD의 조사대상 2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녀 소득 격차가 31.1%로 가장 컸으며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 등도 하위권이다.

그러나 4년째 한국에서 일하며 지켜본 한국 여성들은 그 어느 나라 여성들보다 진취적이며, 열정적이며, 헌신적이다. 진정한 프로페셔널들이다. 이 같은 탁월한 자질을 갖춘 여성들이 충분한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 손실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날수록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인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한국의 두 배가 넘는 1.52명이다. 여기에는 1970년대부터 남녀 구분 없이 9개월 이상 쓸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 등 국가의 제도적 노력도 있었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뒷받침하는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 역시 큰 몫을 했다.

스웨덴에 뿌리를 둔 볼보건설기계 역시 다양성과 포용을 핵심 가치로 정하고 구별 없는 인재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육아 지원 제도를 함께 시행 중이다. 볼보그룹코리아 역시 아이돌봄센터 운영, 유연 근무, 남성 육아휴직 제도 등 전 임직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여성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가 11.2년으로 동종업계 대비 높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같은 관심과 노력 덕분이었다.

다양성과 포용의 경영은 기계적인 평등이나 사내 복지를 강화하는 차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앤드루 나이트 볼보그룹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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