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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행·성적 학대… 유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감자 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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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자국 교도소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마구 구타하고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유엔 구호 기관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민단체나 언론 등에서 제기한 의혹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본토 기습 공격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잔인무도한 행태에 분노하며 ‘피해자’임을 내세웠던 이스라엘의 국가 기관이 똑같은 범죄를 자행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보고서 내용을 부인했으나, 비인권적 행태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중순쯤 이스라엘 당국이 교도소 과밀을 이유로 석방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1,002명 중 1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로 드러난 이스라엘 교도소는 ‘인권 유린 현장’, 그 자체였다. 수감자들은 명확한 혐의 없이 구금됐고, 한 달 이상 변호사나 의료진도 만나지 못했다. NYT는 “그들은 상처 부위를 가격당하고, 고통스러운 자세로 수시간 감금돼 있었으며, 군견들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일부는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남성 군인이 팔레스타인 여성 수감자를 나체 상태로 수색하거나, 남성 수감자의 성기를 때리는 등 성적 학대를 가한 사실도 보고됐다. 구금된 이들은 6세 아이부터 82세 노인까지 다양했으며, 노인성 치매나 암 환자, 지적 장애인 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언은 꽤 구체적이다. 지난달 석방된 파디 바크르(25)는 NYT에 “너무 심하게 구타당해 성기가 파랗게 변했고 지금도 혈뇨가 나온다”며 “이스라엘인 교도관이 겨울밤 야외에서 선풍기를 켠 채 알몸으로 자게 하거나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크게 음악을 틀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런 학대는 위협, 모욕, 처벌을 통해 정보나 자백을 받아내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NYT에 “학대는 절대적으로 금지된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제기는 처음이 아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현지 인권단체 등도 유사 사례들을 폭로해 왔다. NYT 역시 “보고서 내용은 앞서 본보가 인터뷰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증언과 일치한다”고 짚었다.
해당 보고서는 OHCHR과 공유돼 검수 단계를 밟고 있다. UNRWA의 상당수 직원이 하마스 등 무장단체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인 만큼, 보고서의 객관성을 담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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