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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배제 카드로 쓰더니... 민주당, 서울 등진 추미애 공천

입력
2024.03.02 04:30
19면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전략공천관리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전략공천관리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여전사 3인방’의 공략 지역이 공개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공천하고, 이언주 전 의원은 경기 용인정에 ‘3인 경선’으로 지정했다. 앞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하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략공천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3명의 행선지를 확정 지은 것이다. 서울 동작을, 중·성동갑, 용산 등의 출마가 거론된 추 전 장관이나 이 전 의원이 상징성이 큰 서울지역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필승카드’로 강조해온 당 지도부의 호언이 궁색해졌다. 이들이 주로 비(非)이재명계를 밀어내는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과장된 걸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어 씁쓸하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추 전 장관을 배치한 하남갑에 대해 “도농복합지역으로, 굉장히 험지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의원 배지를 위해 서울까지 뒤로한 추 전 장관이나, 그를 내세워 선거흥행을 노리려던 당의 당초 전략은 초라해졌다.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이유로 임 전 실장 등의 희생을 강요한 반면 추 전 장관은 예외로 삼았다. 정작 “추 전 장관 공(책임)이 훨씬 크다”(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는 반론이 끊이지 않았다. ‘추-윤 갈등’으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대권주자로 키워준 당사자인 데다, 부동층 민심에 역효과를 낸다는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서울 격전지에 여론조사를 돌려도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해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나온 셈이다.

추·이 두 사람은 친문 세력을 비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장관직을 그만두는 과정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물러나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폭로했고, 이 전 의원은 2019년 서울 서초동 ‘조국 수호집회’가 열리자 문 전 대통령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한 인물이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사익에 따라 ‘묻지마 친명 공천’이 벌어진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공정한 공천을 국민에게 어필해야 할 ‘임혁백 공관위’는 어떤가. 공천관리를 맡았던 사람들이 줄줄이 사퇴해 ‘복마전’ 성격을 띠는 데다, 홍익표 원내대표조차 “공관위의 일방적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입당도 탈당도 자유”라며 딴소리만 하고 있다. 거대야당이 이 지경이라면 민심의 심판이 누구를 향할지 자명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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