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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고 붙인 선거구 획정... '특례'로 포장한 게리맨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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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4·10 총선에 적용할 지역구를 획정하면서 또다시 특례 조항을 남발했다. 법규정과 원칙을 무시하고 이번에도 각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구를 쪼개고 붙이며 자의적으로 칼질을 반복했다.
여야가 29일 합의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기준’에 따르면 ‘특례’ 조항은 5개에 달한다. ‘국회의원 지역구는 시·도의 관할구역 안에서 인구·행정구역·지리적 여건·교통·생활문화권 등을 고려해 획정한다’(공직선거법 25조 1항)는 선거구 획정의 대원칙이 5곳에서 무너진 셈이다.
전북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방안보다 1석 늘었는데, 군산을 쪼개 돌파구를 마련했다. 군산시 대야면과 회현면을 따로 떼어내 김제시·부안군 선거구에 갖다 붙였다. 대야·회현면 주민들은 다른 군산 시민들과 달리 타지에 출마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군산 △김제부안 2개로 깔끔하게 나눠졌던 선거구가 이번 총선에선 군산김제부안 갑·을로 복잡해졌다.
경기 양주시의 남면과 은현면 주민들은 동두천시·연천군 주민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됐다. 서울에서는 성동구가, 강원도에서는 춘천이, 전남에서는 순천시가 이런 식으로 갈라진다. 선거철마다 ‘게리맨더링(특정 정당·후보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획정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미국의 게리맨더링만큼은 아니더라도, 특례가 상시적으로 반복되는 것은 우리 정치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획정위가 국회에 보낸 원안에는 해발 600m 높이의 산으로 쪼개진 지역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거나, 하나의 구를 무려 3개로 쪼개는 등 생활문화권을 파괴하는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현실에 맞게 불가피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구 인구 하한선을 맞추지 못하는 지역들이 늘어나는 게 근본적 문제"라며 "이상적으로는 의원 정수 확대, 현실적으론 비례 의원 축소가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자의적으로 정하지 못하도록 중립적인 제3의 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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