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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이 불 지핀 '문명 대전'... 홍영표 이인영 전해철 공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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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을 놓고 친문재인(친문)계와 친이재명(친명)계가 대립하는 '문명 대전'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친문계의 상징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천 탈락 후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서울 중·성동갑에서 사실상 '장외 농성'에 나섰지만,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에 따른 공정한 평가와 투명한 심사 결과"라고 일축했다.
양측의 갈등이 임계치를 넘어설지는 친문 홍영표(4선· 인천 부평을) 전해철(3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과 86세대 대표주자 이인영(4선·서울 구로갑) 의원의 공천 결과에 달렸다. 중진의원들이 대거 가세할 경우 민주당의 혼돈 양상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전망이다.
임 전 실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단결과 통합을 외쳤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공천 배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백의종군’과 ‘불복 투쟁’ 사이에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저녁에는 왕십리역에서 퇴근길 인사에 나서며 완주 의지를 과시했다. 이 자리에는 홍영표·송갑석·윤영찬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이 함께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전대협 의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 호남과 86그룹, 친문을 상징한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평산마을로 찾아온 이 대표와 만나 ‘명문 정당’을 강조하며 힘을 실었지만 헛수고가 됐다.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인 이해찬 전 대표도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임 전 실장은 “양산 회동에서 이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 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을 지지했던 마음을 모두 모으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고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확전 여부의 남은 변수는 남은 친문과 86세대 의원들의 거취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했다. 이인영 전해철 의원의 공천 여부와 방식은 아직 미정이다.
이미 5선의 설훈 의원이 탈당한 가운데 추가로 세 규합에 나선다면 민주당에 최악의 상황이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민주당 출신이 주축인 새로운미래라는 구심점도 있다. 홍 의원은 탈당 의원 수를 최대 10명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들이 오랜 기간 민주당에서 몸담아왔던 만큼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아직 스스로가 민주당의 주류라는 인식이 강하다. 홍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에 대한 기대를 아직까지는 저버리고 있지 않다”며 “70년 민주당의 전통과 역사를 생각하면 결국은 바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재고 요청이 수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 지도부는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고 당무위원회에 올렸다. 이 대표가 쐐기를 박았다. 이날 직장인 정책 간담회 직후 “이미 1년 전에 특별당규가 정해졌고 그 시스템에 따라 공정한 평가, 투명한 심사 결과로 좋은 후보들이 골라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천 과정에서도 이런저런 소리가 많이 나지만 변화해야 적응하고 변화해야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며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원팀’이다. 중·성동갑은 임 전 실장의 조직력이 탄탄한 곳이다. 그가 무소속 출마로 각을 세우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 임 전 실장과 홍익표 원내대표가 20년간 지켜온 민주당 지역구의 아성이 무너지는 셈이다.
이 대표 책임론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출신 중진 의원은 "각 지역의 성과가 전체 총선 결과를 좌지우지하는데, 지금은 분열과 공천 다툼이 부각되고 있다"며 "사태 수습보다는 '내 방식대로 밀고 가겠다'는 게 대표의 판단이라면 그때부터는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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