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도쿄전력 관리 사고 잦은데... 후쿠시마 오염수 4차 방류 28일 시작

입력
2024.02.27 17:30
13면
구독

오염수 튀거나 새는 사고 빈발
일 원자력규제위도 문제로 판단

지난해 2월 도쿄전력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에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거르는 시설이다. 지난해 10월 이 시설 세척 도중 오염수가 작업자에게 튀는 사고가 일어났다. 후쿠시마=연합뉴스

지난해 2월 도쿄전력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에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거르는 시설이다. 지난해 10월 이 시설 세척 도중 오염수가 작업자에게 튀는 사고가 일어났다. 후쿠시마=연합뉴스

지난해 8월 24일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가 시작된 후 반년 동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면서 도쿄전력의 부실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방류 전 오염수 정화 시설 등에서 오염수가 흘러나오거나 튀는 등 관리 부실에 의한 사고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도쿄전력은 28일 오염수 4차 방류를 시작한다.


처리 전 고농도 오염수 새거나 튀어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에서 발생한 여러 사고에 대해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문제로 보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먼저 지난해 10월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세척 과정에서 고농도 오염수 액체가 튀어 작업자 1명이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월엔 1호기에 함께 세워진 시설에서 일하던 작업자 얼굴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다. 부적절한 방법으로 마스크를 벗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달 7일에는 오염수 정화 설비를 세척하던 중 건물 외부로 오염수 1.5톤이 유출돼 오염된 토양 제거 작업을 실시해야 했다. 원래 닫혀 있었어야 할 밸브 16개 중 10개가 열려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오염수 관련 시설은 아니지만 지난 22일부터는 부지 내 목재 소각설비에서 잇따라 수증기가 발생해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도쿄전력은 기온 차에 따라 목재에서 수증기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 중이다.

지난해 8월 24일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날 원전 부지에 오염수 탱크가 가득하다. 후쿠시마=지지 AFP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4일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날 원전 부지에 오염수 탱크가 가득하다. 후쿠시마=지지 AFP 연합뉴스


규제위 "원자로 등 규제법상 계획 위반"

아직 오염수 방류 과정에선 이렇다 할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방류 후 모니터링에서 측정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도 모두 기준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하지만 처리 전 오염수 유출 등 관리 부실이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도쿄전력의 원전 관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원자력규제위는 ALPS에서 오염수가 튄 것은 안전 대책이 불충분했기 때문이고, 원자로 등 규제법에 근거한 계획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달 발생한 오염수 유출도 계획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조사 중이다. 야마나카 신스케 위원장은 지난 21일 정례회견에서 "방심한 것이 한 요인"이라며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4차 방류를 28일 시작한다. 도쿄전력은 이번에도 오염수 약 7,800톤을 17일간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3차에 걸친 방류를 통해 처분한 오염수는 약 2만3,351톤이다.

도쿄전력은 4차까지 총 3만1,200톤의 오염수를 처분할 계획이다.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는 역시 7,800톤씩 7차에 걸쳐 총 5만4,600톤을 방류할 예정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