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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공천 갈등, 이재명 책임 크다

입력
2024.02.28 04:30
27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공정성 시비를 둘러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어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와 현역의원 하위평가 통보를 받은 비명 의원의 탈당이 이어졌다. 지도부에선 공천 불신 해소를 요구해 온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했고 의원총회에서는 친명·비명 간 감정싸움이 폭발하는 등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공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재명 대표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결과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엄존한 상황인데 검찰 기소 등을 이유로 현역의원을 컷오프하는 것은 내로남불일 수밖에 없다. 친명 김성환 의원은 현역 하위평가 통보가 비명에 집중된 것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이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실토한 것과 다름없다.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이 대표의 관리 역량은 그야말로 낙제 수준이다.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컷오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당대표나 주류의 희생과 같은 명분이 필요하다.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 갈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친명 현역은 찾아볼 수 없다. 임 전 실장에 대한 용퇴 촉구도 '세대교체' 등이 아니라 느닷없는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을 명분으로 제기했고 지도부 임의로 서울 송파갑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망신 주기로 일관했다. '차기 당권과 대권 가도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은 이 대표가 자초한 셈이다.

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당원 불신을 넘어 국민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공천 잡음에 따른 일시적 지지율 하락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당을 친명 중심으로 물갈이하더라도 공천 시기만 지나친다면 총선에서 정권심판 여론이 민주당으로 결집될 것이라는 인식이 엿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공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면 이미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총선에서 돌아온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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