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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압수수색 대면 심리 제도, 취지 공감"

입력
2024.02.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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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서면답변... "심문 표현은 바꿔야"
"촉법소년 하향 사회통합 저해" 신중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엄상필(55·사법연수원 23기) 대법관 후보자가 ‘압수수색 대면 심리’ 제도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제도는 광범위한 압수수색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우려를 막기 위해 법관에게 대면심문 등 추가 심리수단을 부여하는 것이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엄 후보자는 26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과 공통 요구자료에서 압수수색 대면 심리 제도에 대해 "법관에게 충분한 심리수단을 부여하고자 하는 개선 취지에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법관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심리 과정에서 압수·수색 요건의 구비 여부 및 집행계획 등에 관해 수사기관에 설명 또는 의견 요청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심문'이라는 표현으로 수사 밀행성(보안)이 침해된다는 비판을 고려해 의견청취, 설명요구 등 다른 표현 사용 검토를 제안했다.

사법부의 가장 큰 과제인 재판 지연 문제에는 "재판의 충실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고하기 위해 법관 증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해결방안으로 △전문법관 제도 확대 및 사무분담 장기화 △조정·전문심리위원제도 활성화 △영상재판의 활용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도입 등도 제시했다.

사형제 존폐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엄 후보 "대체 수단 도입과 함께 사형제 폐지를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형법상 책임주의 원칙에 반할 위험이 있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엔 신중함을 내비쳤다. 그는 "개선 가능성이 있는 소년범까지 모두 처벌하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제도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부작용을 우려한 신숙희(54·25기) 대법관 후보자와 같은 입장이다.

자신을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한 언론 보도에 관해선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 없다"면서 "한 사람의 성향을 보수, 진보, 중도 등으로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밖에 최근 10년간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석열 대통령과 사적 만남을 가졌는지를 묻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재직 무렵 법원·검찰 동기 모임에서 한 번 정도 만났다"고 답변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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