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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습 나선 홍익표, 정면돌파 이재명과 갈등 고조... '투톱 충돌'로 치닫나

입력
2024.02.24 04:30
수정
2024.02.24 05:5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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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원내대표, 약속 뒤집은 임 위원장 "인정 못해" 비판
현역 배제 여론조사 진상도 이 대표와 갈등 지점
임종석 전 실장 공천 문제가 최대 분수령될 듯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투톱'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내홍 수습에 뛰어든 홍익표 원내대표가 약속받은 공천 하위 20% 평가 공개를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번복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홍 원내대표가 "임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이재명 대표와 충돌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 원내대표, 친명 김우영 경선도 문제삼아

23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홍 수습에 나선 홍 원내대표는 △재심 청구 시 점수 공개 △여론조사 진상조사 △문제가 된 여론조사 기관 제외 요구 중, 특히 현역 하위 20% 평가 점수를 당사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한 약속을 하루만에 뒤집은 임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전날 홍 원내대표는 임 위원장을 다시 만나 "왜 하루 만에 말이 바뀌느냐"며 "더 이상 공관위원장으로서 인정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임 위원장은 이날 "(평가) 공개는 당규 위반"이라고 못박았다.

임 위원장과 신뢰 관계가 깨진 홍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서울 은평을에서 원외 친이재명(친명)계 핵심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을 재선인 현역 강병원 의원과 경선 붙이기로 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홍 원내대표가 사무처에 지시한 현역 배제 여론조사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도 이 대표와 충돌이 불가피한 지점이다. 다음 주 27일쯤 의원총회에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데, 이를 방치한 조정식 사무총장 등 친명계 핵심 책임론이 거세지면 이는 곧 이 대표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현역 배제 여론조사를 수행한 리서치디앤에이라는 업체를 제외시키는 방안도 이 대표와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역 하위평가 20% 통보를 받은 당내 인사들은 해당 업체가 이 대표의 경기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시민만족도 조사' 용역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사천' 논란의 주요 고리로 판단하고 있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노웅래 의원 면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노웅래 의원 면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내홍 수습에 나선 홍 원내대표가 보폭을 넓히면서 이 대표와 부딪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정면돌파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날도 공천 배제 항의 차원에서 국회 당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 노웅래 의원을 찾은 이 대표는 "금품 수수 문제는 사실이니 당이 엄정하게 갈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모두가 갈 수는 없는 길이고 과정을 거쳐서 결국 선수는 한 명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천 결과 수용을 압박했다.

김성환, 하위 20% "체포동의안 찬성표 던졌기 때문" 논란

그러나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비이재명(비명)계 5선 설훈(경기 부천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을 위한 민주당을 지키고자 했던 이유로 (공관위가) 하위 10%에 밀어 넣었다"면서 "이것이 비명횡사이고 사천 아닌가"라고 반발했다.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이날 평가 하위 20%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혀 논란을 더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왼쪽) 국회부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장에서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과 대화 중이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왼쪽) 국회부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장에서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과 대화 중이다. 뉴스1

공천 내홍을 둘러싸고 고조되는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 간 갈등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 임 전 실장에게 서울 송파갑 출마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당 지도부는 "하루 이틀 정도 기다려 보겠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당 내부에서는 "아직은 이 대표와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홍 원내대표지만, 공천 갈등의 뇌관인 임 전 실장의 배제가 확정되면 초래될 후폭풍에 우려가 더 커지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해찬 전 대표도 임 전 실장 공천을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해 달라는 취지를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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