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선자령 찾았다 고립“… 사흘째 눈폭탄 교통사고·정전 잇따라

입력
2024.02.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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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지·동해안 최대 70㎝ 적설
곳곳 교통사고·도계 900가구 정전
“향로봉 적설량, 관측장비 용량 넘어”

강원 산간과 영동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린 가운데 22일 오후 인제군 북면 용대리 56번 지방도에서 굴착기가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산간과 영동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린 가운데 22일 오후 인제군 북면 용대리 56번 지방도에서 굴착기가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산지와 동해안에 사흘째 쏟아진 폭설로 교통사고와 정전, 산악 고립사고가 잇따랐다.

22일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평창 대관령 선자령 정상을 찾았던 30대 여성 1명과 40대 남성 2명이 60㎝가 넘는 폭설에 고립됐다. 이들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6시간 만에 구조됐다. 일부가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3시쯤엔 삼척 도계읍에서 소나무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면서 전선이 끊어졌다. 이로 인해 2시간가량 정전이 발생해 900여 가구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8시 38분쯤 화천군 사내면에서 승용차와 1톤 트럭이 부딪치는 등 크고 작은 눈길 교통사고 32건이 발생, 42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대산과 태백산, 설악산은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눈이 그친 치악산은 이날 오전부터 탐방로를 개방했다. 동해안 항·포구에는 어선 2,479척이 피항해 사흘째 조업을 나가지 못했다. 강원도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2단계로 격상한다. 제설 장비 3,245대와 인력 4,099명, 제설제 1만 9,358t을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기준 누적 적설량은 강릉 성산 69.2㎝를 비롯해 △조침령 67.5㎝ △삽당령 61.4㎝ △양양 영덕 57㎝ △양양 오색 55.8㎝ △강릉 왕산 54.3㎝ △대관령 47.9㎝ 등이다. 이날 오전 8시까지 누적 적설량 67.7㎝를 기록한 향로봉은 이후 관측용량을 웃돌 정도로 눈이 쌓여 적설량 집계에서 제외됐다.

내일까지 강원 동해안과 산지에 최대 15㎝ 눈이 더 올 것으로 예보한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 차량 운행 시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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