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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아기 인질 영상 공개한 이스라엘… "라마단 후 라파 공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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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지난해 10월 납치된 이스라엘인 가족의 영상을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생후 9개월 아기가 포함된 이 가족은 이스라엘 내에서 하마스의 잔혹성을 드러내는 대표적 희생자로 여겨져 왔다.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대거 몰려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국제사회의 거센 압박 속에서,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의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개시할 채비를 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스라엘인 시리(32)·야르덴 비바스(34) 부부와 4세 아들 아리엘, 1세 아들 크피르의 납치 당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엄마 시리 등에게 천을 씌우고 이들 가족을 강제로 차량에 태우는 장면이 찍혀 있다.
앞서 하마스도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본토 기습 직후 비바스 가족 납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엄마에 안긴 채 끌려가던 크피르가 생후 9개월 아기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스라엘 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하마스는 이후 같은 해 11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크피르 일가족이 모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기인한 선전전'이라고 반박했다. 현재로선 이들 가족의 생사가 불투명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여론전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이스라엘군의 이번 영상 공개는 하마스에 대한 분노 여론을 자극, 전쟁 지속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을 두고 "우리가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 상기시켜 준다"며 "아기와 엄마를 납치한 이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도 "(휴전)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전 세계 모든 의사결정권자들에게 그들(인질)을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절박한 호소를 보낸다"며 "아이들을 납치하는 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일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 공격을 강행할 태세다. 전시 내각 일원인 제2야당 국가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는 다음 달 10일쯤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까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라파 공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 내각에서 (공격의) 데드라인을 구체적·공식적으로 못 박은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라마단 기간 아랍인의 알아크사 사원 방문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알아크사 사원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메카·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의 라마단 언급이 인근 아랍권 국가들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또다시 실패했다. AP통신은 20일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안보리에서 제기된 휴전 촉구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킨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미국은 앞서 양측의 '임시 휴전(temporary ceasefire)'을 촉구하고, 이스라엘군의 라파 침공에 경고를 보내는 내용의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줄곧 이스라엘을 옹호해 온 미국이 안보리에서 '휴전'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지배적 여론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미국의 제안은 '가능한 한 빠른' 임시 휴전이어서, 지금 당장 휴전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안보리 이사국들 기대에는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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