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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지나도 안 꺾이는 배·사과 가격... 또 세금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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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일주일 지났지만, 고공 행진하는 과일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부 과일은 수요가 몰렸던 설 때보다 비싼 상황이라 다시 세금을 들여 할인 지원에 나선 정부 고심이 깊다.
16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사과(후지) 10개 소매가가 2만9,715원으로 설 연휴를 앞두고 가격이 급등한 한 달 전(2만6,399원)보다 12.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차례상에 함께 올랐던 배 10개 가격도 3만8,642원으로 20.5% 급등했다. 제철 과일로 꼽히는 감귤 10개 가격은 5,701원으로 한 달 전(4,184원)보다 36.2%나 치솟았고, 단감 10개 가격은 2만2,138원으로 26.9% 뛰었다.
이는 설 연휴 직전 정부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꺼내 든 할인쿠폰, 계약재배 물량 공급 등의 효과가 끝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작년보다 2.5배 이상 많은 690억 원을 투입해 최대 40%까지 가격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과일 생육 주기가 1년 단위인 점을 고려하면 과일 가격은 올해 내내 비쌀 전망이다. 지난해 이상기후에 수확기 탄저병 등이 겹쳐 작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평년과 비교해 감귤(10개 기준, 평년 3,025원)은 88.5%, 단감은 77.9%, 사과는 19.2%, 배는 3.0% 올랐다.
문제는 이 시점에 정부가 쓸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가격을 잡으려면 ①정부 지원으로 소비자 판매 가격을 낮추거나 ②정부가 농가와 계약한 ‘계약재배’ 물량을 더 저렴하게 공급하거나 ③수입 등의 방법으로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하지만 ②, ③의 경우 이미 설 연휴에 계약재배 물량을 집중 공급해 고갈된 상태고, 사과와 배 수입은 까다로운 검역 조건과 농가 반발 등으로 인해 대체재 확보가 불가능하다.
결국 정부는 또다시 '세금으로 할인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는 3월까지 약 300억 원을 들여 수산물을 포함한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농식품 수급 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열어 "참외 등 대체 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5월 전까지 166억 원을 투입해 사과·배 중심으로 할인을 지속 지원할 것"이라며 "물가 가중치가 높아 가계 부담이 큰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한우와 한돈 자조금(한우 농가가 마련한 기금)을 통해 할인행사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 명절 직후 정부 할인 지원이 줄어든 영향으로 가격이 올라 각종 지원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요 과실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생육관리협의체'를 구성해 관리하고 있고, 사과와 배 계약재배 물량을 전년보다 각각 6,000톤, 2,000톤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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