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가자 상황, 홀로코스트와 비슷"... 네타냐후 "선 넘었다" 격분

"군인과 여성·어린이 간 전쟁"
이 외무부, 브라질 대사 초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독·브라질 정상회담을 위해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당시 모습. 베를린=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자국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비유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격분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홀로코스트를 하찮은 것으로 만들고, 유대 민족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해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나치와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비교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 장관도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수치스럽고 심각하다"며 "아무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룰라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19일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를 초치하기로 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다른 어떤 역사적 순간들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히틀러가 유대인을 죽이기로 결정했을 때 그런 일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인 대 군인의 전쟁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군인과 여성·어린이 간의 전쟁"이라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 혐의로 제소한 데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