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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시신 확인… 경련으로 인한 멍 자국 있다"

입력
2024.02.1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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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 제보자 "구타는 아냐"
"CPR 흔적일 수도… 부검 안 해"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 전날인 지난 15일 교도소에서 화상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 전날인 지난 15일 교도소에서 화상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수감 중 사망한 러시아의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 행방이 묘연했던 와중,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유럽이 18일(현지시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나발니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구급대원 제보자는 직접 시신을 본 것이 아니라 동료로부터 묘사를 들었다며 총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발니의 시신에서는 타박상과 멍 자국들이 발견됐는데, 이는 구타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험 많은 구급대원으로서 나는 그런 종류의 부상이 경련으로 인해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련은 나발니가 2020년 8월 겪었던 독극물 '노비초크'의 중독 증세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나발니의 가슴에도 멍이 들어 있고, 이는 심폐소생술(CPR)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즉, 그들(교도관들)은 나발니를 소생시키려고 시도했지만 그는 아마도 심장 마비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아무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말했다. 제보자는 나발니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푸틴 정권 소행으로 추정되는 독극물 중독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다가, 독일에서 겨우 회복했다. 러시아로 돌아온 그는 즉시 30년 형을 선고받았고, 복역 중이던 16일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이 사인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하지 않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다수 겹쳐지며 '푸틴 암살설'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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