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 이낙연, 합당 열흘도 안 돼 극한 내홍... 확전이냐 진화냐 19일 갈림길

입력
2024.02.18 18:30
5면
구독

이낙연·이준석, 정책-인사 두고 갈등
정책 최고위 의결 여부 두고 신경전
배복주 논란 두고도 합의점 못 찾아

이낙연(왼쪽),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이낙연(왼쪽),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개혁신당이 합당 발표 열흘도 안 돼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요구한 △선거운동 및 정책 주도권 부여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공천 반대 입장 표명 문제가 양측의 주도권 싸움으로 비화하면서다. 개혁신당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문제들을 정리하기로 했지만, 표결 결과에 따라 내홍이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정책 주도권은 누구에게?

양측이 충돌하는 첫 번째 지점은 정책 및 선거운동 주도권이다.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준석 대표가 선거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대표"라며 "이낙연을 빼고 이준석에게 맡기자는 것은 합의 정신을 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 지휘 아래 실질적인 역할을 이준석 대표가 하자"며 "대신 최고위에서 큰 방향과 주요 정책을 검토하고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 측은 최고위 의결 없이 정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합당 전 이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 간 합의만으로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등 다양한 공약을 냈던 것처럼, 기동력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제대로 된 합의를 안 하고, 계속 (정책에 대한) 합의를 하라고 하면서 발표를 못 하게 했다"며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 발표를 하자는 이야기가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낙연도 "배복주 공천 안 줘" 선언하라?

배 전 부대표 입당 및 공천을 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공천 안 주겠다고 선언한 것도 부적절한데, 이낙연 대표에게 '공개 선언하라'고 요구하면 안 된다"며 "총리와 제1당 대표까지 한 분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당원에게 절차를 안 거치고 '당신 나가' 이런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를 향해 "이거 안 들어준다고 '협의 안 한다' '취소한다'며 (최고위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중앙당 회의실에서 열린 정치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중앙당 회의실에서 열린 정치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배 전 부대표는 지하철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부인이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비판적인 이준석 대표는 통합 논의 때부터 배 전 부대표 합류에 부정적이었다. 배 전 부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경석의 배우자니까 똑같다는 식의 주장은 '정치적 연좌제'"라며 "이준석 대표는 지금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제게 일종의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배 전 부대표는 스스로 주체적 정치인임을 강조하면서 전장연의 불법적인 시위를 옹호해 왔다"며 "과거 발언에 대해서 책임지고 설명해야 하는 주체는 배 전 부대표"라고 했다.


합의 결렬... 19일 표 대결로 승부

개혁신당은 논란이 된 두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19일 최고위에 상정해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표결권은 두 공동대표와 양 원내대표, 김종민·조응천·금태섭 최고위원 등 6명에게 있다. 표결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세력이 치명상을 입거나, 내홍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개혁신당의 초반 내부 갈등과 관련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이준석의 개혁신당 하고 이낙연의 신당 하고는 생리적으로 맞지가 않는 정당"이라며 "원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같이 섞여 들어왔다. 그러니 거기서 초기에 조금 부작용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영하 기자
강진구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