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중·성동갑 대신 '험지' 송파갑 여론조사에 등장

최재성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 깨질 수도"

임종석(가운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제18, 19대 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공천 갈등을 겪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초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중·성동갑 총선용 여론조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민주당이 공천 배제 혹은 험지 출마 포석을 두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서울 중·성동갑에서 자동응답서비스(ARS)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임 전 실장이 출마의 뜻을 밝힌 지역구지만, 여론조사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대신 새롭게 인재 영입된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과 차지호 카이스트 교수, 추미애 전 대표가 등장했다. 이로 인해 당 안팎으론 공천 배제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험지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비슷한 시기 서울 송파갑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임 전 실장 이름이 등장하면서다. 임 전 실장과 함께 조재희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 추 전 대표가 등장, 각각 국민의힘 후보로 정해진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와 붙었을 때 누굴 찍을지를 물었다. 송파갑은 민주당이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험지 중 한 곳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와 관련한 내용을 모두가 파악하긴 어렵다”며 “공천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가능성을 살펴보는 단계”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친문재인(친문)과 친이재명(친명)계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친문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임 전 실장에게 경선 기회가 주어질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 “’임 전 실장은 안 된다’로 굳어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의원이나 이런 분들이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게(공천 갈등) 폭발이 되면 저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이 깨지는 거고, 문명이 파괴돼 총선 자체를 못 치른다”고 주장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