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급식카드' 결제 요청했다가 취소된 치킨… 반전 결말

입력
2024.02.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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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의 한 치킨집, 음식 무료로 제공
"마음 따뜻한 사장" "내가 다 감사하다"

서울 시내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이 튀겨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시내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이 튀겨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취약계층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급식카드로 치킨을 주문한 고객에게 무료로 치킨을 제공한 업체 사연이 알려졌다.

16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게시판에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는 제목의 글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작성자 A씨는 "설 연휴를 맞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치킨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A씨는 요청사항에 '아동급식카드로 결제합니다. 혹시 사용 안 된다면 주문 취소해주세요'라고 적었다. 아동급식카드는 저소득층 아동 대상 식사비 지원 사업으로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동네생활 게시판에 아동급식카드로 치킨을 사 먹으려다 가게 사장으로부터 공짜로 치킨을 받은 사연이 올라왔다. 당근마켓 캡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동네생활 게시판에 아동급식카드로 치킨을 사 먹으려다 가게 사장으로부터 공짜로 치킨을 받은 사연이 올라왔다. 당근마켓 캡처

하지만 주문한 지 얼마 안 지나 주문이 취소됐다. A씨는 아동급식카드로 결제가 안 돼 주문이 취소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씨는 "조금 있으니 가게 측에서 전화가 오더니 치킨을 보내준다고 했다"며 "딸이 카드를 들고 배달을 받았는데 (배달원이) 계산을 안 하고 그냥 갔다"고 했다.

치킨뿐 아니라 주문하지 않은 음료와 사이드메뉴도 있었다. 해당 치킨집은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어디에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몰라 여기에 횡설수설 글을 쓰는데 감사한 마음이 전달이 되는지요"라며 "다시 결제하러 간다고도 했는데 극구 사양하며 다음에 다시 한번 시켜달라고 했다. 치킨은 여기에 뼈 묻어야겠다"고 사연을 전했다.

해당 글에 누리꾼들은 "마음 따뜻한 사장님이다. 이런 분이 잘돼야 한다", "몰랐던 곳인데 여기 주문해 봐야겠다", "바로 돈쭐 내러 간다", "이따 치킨 주문해야겠다. 내가 다 감사하다", "뉴스에서나 보던 훈훈한 소식이 우리 동네에도 있다" 등 댓글을 달았다.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해당 치킨집 사장이 직접 입장을 남기기도 했다. 치킨집 사장은 "작은 것에 격한 감동을 받았다니 제가 더 감사하다. 공주님 예쁘게 키우시라. 아이가 너무 예쁘다"며 "작은 행동 하나에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마음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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