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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벙커버스터’ 썼나, ‘닌자미사일’이면 되는데… 미국의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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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희생 최소화는 적 공격 때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원칙 중 하나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 과정에서 가자지구 민간인 부수 피해를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는 듯한 이스라엘에 미국이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양국 간 태도 차이는 어떤 공습 무기를 선택하느냐에서 잘 드러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죽거나 다치게 만든 이스라엘의 공습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공습 목표는 고층 건물 지하 터널에 있는 하마스 지휘관 제거였다는 게 이스라엘 측 설명이다. 그러나 민간인이 밀집한 주거지에 폭격이 가해졌고, 이 공격에 의해 적어도 125명이 사망한 것으로 미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해당 공습에 이스라엘이 썼을 것으로 조사관들이 추정하는 무기는 미국이 준 2,000파운드급(약 907㎏)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다. 이 폭탄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지거나 땅속에 있는 벙커 등 방호력이 강한 구조물을 부수기 위해 개발됐다. 파괴력도, 주변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은 어떤 종류 무기가 공습에 사용됐는지 진술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폭탄이 지하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시간이 설정된 신관을 쓰는 식으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이스라엘 측 소명이라고 WSJ는 전했다. 국무부 조사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오용했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앞으로 군사 지원이 중단되거나 미국산 무기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지난 7일 미군의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 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공습 당시 목적은 사령관 타격이었다. 이 사령관은 지난달 27일 미군 3명을 숨지게 한 요르단 내 미군 기지 무인기(드론) 공격을 기획·실행한 인물이다.
미군은 작전 과정에서 이라크 내 반미(反美)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불필요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무기를 골랐다. 그렇게 채택한 무기가 ‘헬파이어 R9X’라고 WSJ는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개발된 이 신무기에는 폭약 대신 6개의 칼날이 장착돼 있다. 비행 중에는 동체에 접혀 있던 칼날이 목표물에 부딪히기 몇 초 전 순간적으로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닌자 미사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유다. 폭발로 인한 민간인 희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표적이 된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도 미군 공습을 받을 때 바그다드 민간인 밀집 지역에 있었지만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그를 포함한 민병대원 3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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