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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품고 몸집 키워 사상 첫 '연 매출 8조' 낸 카카오, 실속은 못 챙겼다

입력
2024.02.15 19: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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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네이버와 영업이익 격차 세 배로 벌어져
"AI·헬스케어·클라우드 등 신사업에 역량 집중"

경기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 내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 내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카카오가 2023년 처음으로 연 매출 8조 원을 넘어섰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 등으로 몸집이 커지고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으로 광고형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또 뒷걸음질 쳤다. 사법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카카오에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가 추가됐다.


4분기 매출 2조1,711억 원 … 카카오톡·뮤직 선전에 선방

카카오 연간 실적 추이. 한국일보

카카오 연간 실적 추이. 한국일보


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8조1,058억 원, 영업이익은 5,019억 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매출은 2022년 대비 1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카카오의 성적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올랐다. 4분기 매출액은 2조1,711억 원, 영업이익은 1,892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3%, 109% 늘었다. 신산업·데이터센터(IDC)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4분기 매출을 분석하면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이용한 광고와 선물하기 등을 중심으로 한 톡비즈(광고) 부문 매출이 5,8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음악 부문 매출이 무려 117% 올라 4,988억 원을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디어 매출은 15% 감소한 1,066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강점인 스토리(웹툰·웹소설)와 게임 매출은 각각 3.7%, 0.1% 줄어든 2,134억 원, 2,306억 원에 그쳤다.

카카오 성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각종 수사를 받는 등 위기에 빠졌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전한 측면이 있다. 다만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년째 줄어 실속을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경쟁자인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888억 원으로 카카오와의 격차가 세 배 가까이 벌어졌다.



카카오톡 앞선 유튜브? MAU 이례적 언급도

홍은택 카카오 대표. 뉴스1

홍은택 카카오 대표. 뉴스1


카카오는 앞으로 핵심 성장동력인 '뉴이니셔티브'(엔터프라이즈·브레인·헬스케어)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달 초 출시한 실시간 혈당관리서비스인 파스타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마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카카오브레인은 경량AI 모델을 카카오톡에 적용해 AI 기반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도 내부 테스트 중이다.

특히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다음 달에 정식 취임하면 본격적으로 경영 쇄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는 회사 위상에 맞는 성장 방향과 경영 체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인적 쇄신뿐 아니라 전방위적 쇄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지난해 연말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4,800만 명"이라며 "전 국민 플랫폼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빅데이터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는 지난해 12월 모바일앱 기준 MAU에서 유튜브(4,565만 명)가 카카오톡(4,554만 명)을 앞섰다고 집계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톡이 '국내 사용량 1위 모바일 플랫폼' 타이틀을 유튜브에 내줬다는 보도가 쏟아진 것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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