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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환? 혼돈의 워싱턴DC

입력
2024.02.15 00:00
27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예비 선거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이날 네바다주 공화당 코커스에서도 승리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예비 선거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이날 네바다주 공화당 코커스에서도 승리했다. AP 뉴시스

"모든 중국 상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과연 이런 극단적인 정책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을까. 필자는 선거 과정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할 뿐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워싱턴DC의 현재 분위기는 트럼프 2기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것이어서 놀랍다.

미국이 매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의 규모는 5,750억 달러에 이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25년부터 60% 대중 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중국산 수입 비중이 현재 14% 수준에서 2030년 제로에 가까워질 것으로 추정했다. 아무리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와 대중 정책에서 차별화를 추구한다지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일단 당장 중국산 제품들을 다른 국가에서 대체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은 일정 기간 60% 관세가 포함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관세를 피하기 위한 공급망 재편에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극심하게 악화될 것이다. 또한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주된 품목은 의복, 장난감, 가전제품 등이다. 주 소비층이 트럼프 지지층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층에 어필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 역설적으로 그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옆에서 조언해줄 수 있는 보좌진이 트럼프 주변에 없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특히 트럼프 2기 경제안보·통상 분야의 핵심인물이 누가 될지 많은 사람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1기에 중용되었던 사람들 중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트럼프에 완전히 등을 돌린 사람들을 배제하면 더욱 몇 명 남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워싱턴DC에서는 트럼프 2기가 현실화될 경우 최대 리스크로, 누가 정부의 핵심인사가 될지 모른다는 것과 이번에 재집권하면 다음이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이들의 의견을 듣지 않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그나마 소수의 눈에 띄는 트럼프 주변 인물들도 괜히 2기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가 트럼프가 실제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경우 오히려 캠프에서 완전히 배제될까 봐 입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온갖 추측과 해석만 난무하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이 대선투표에 들어가기 전에 바이든 정부마저 중국에 대한 더 큰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국을 겨냥한 8건의 행정명령과 대부분의 수출통제, 휴스턴의 중국 영사관 폐쇄 등은 2020년 트럼프 임기 마지막 해에 이루어졌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비슷한 상황이 바이든 정부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주 필자가 워싱턴DC에서 확인한 바로는 데이터, 전기차,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중국을 겨냥한 대통령 행정명령이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미국 대선 때문에 모두가 트럼프와 바이든의 입만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미국 의회라는 점이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오히려 미국 의회의 초당적 대중 강경기조가 실제로 어떠한 법 제정으로 이어질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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