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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벽 허물자"…뮤지컬 영화의 눈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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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호불호가 큰 영화 장르다. 과거 '맘마 미아!' '라라랜드' 등이 시선을 모았으나 여전히 성공 사례는 드물다. 특히 K-콘텐츠 내에서는 뮤지컬 장르가 불모지에 가깝다. 관객들이 느끼는 낯섦을 덜어내기 위해 일부 작품들은 눈속임에 나섰다.
2022년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지난해의 '영웅'은 모두 아름다운 음악이 더해진 영화다.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신중현의 '미인',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솔로예찬',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에코브릿지·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등이 나왔다. 신나는 노래와 군무,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탄생한 볼거리들이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웅'은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십자가 앞에서'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그날을 기약하며' 등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인생은 아름다워'와 '영웅'은 모두 뮤지컬 영화라는 점을 내세웠다. '인생은 아름다워' 측은 작품이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윤제균 감독은 '영웅'의 제작보고회에서 "단순히 소재를 안중근 의사로 삼았다면 드라마 장르로 탄생했을 것이다. 2012년 정성화의 공연을 보고 너무 많이 울었다. 그 공연을 보면서 언젠가 뮤지컬 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가 됐다"고 밝혔다.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안중근을 연기했던 정성화가 영화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다는 점 또한 시선을 모은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117만 관객을, '영웅'은 327만 관객을 동원하며 뮤지컬 영화의 불모지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2024년에도 뮤지컬 영화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K-콘텐츠는 아니지만 '웡카'가 극장가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웡카'는 가진 것은 달콤한 꿈과 낡은 모자뿐인 윌리 웡카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기까지 놀라운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티모시 샬라메가 윌리 웡카를 연기했다. '웡카'에도 아름다운 노래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은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티모시 샬라메는 촬영 4개월 전부터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보컬과 댄스 레슨 등으로 작품을 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웡카'를 본 관객들은 이 작품을 '뮤지컬 영화'라고 표현한다. 포털 사이트의 영화 페이지서도 "뮤지컬 영화를 좋아해서 잘 봤다. 노래들이 좋다"는 관객평이 350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작품 측은 '웡카'를 뮤지컬 영화라고 소개하지 않는다. 정정훈 촬영감독 또한 국내 언론들을 만나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을 단순한 뮤지컬 영화로 정의 내리지 않았다. 노래를 하는 부분들이 있을 뿐, '웡카'는 드라마가 주가 되는 작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노래가 나오는 작품도 '뮤지컬 영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트렌드라고 밝혔다. 그는 본지에 "뮤지컬 장르라고 하면 진입장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미에서 관심을 받았던 많은 영화들도 뮤지컬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았다. 노래가 들어가도 그렇게 하는 게 요즘 경향이다. 뮤지컬이라고 하면 이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층이 영화를 기피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노래가 나오지만 뮤지컬 영화라고 소개하진 않은 '웡카'가 올해 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한국 극장가에도 이러한 트렌드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르의 벽을 허물고 많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전략이 계속 통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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