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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면 반려동물은 누가 데려가나?

입력
2024.02.14 04:30
27면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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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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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끝났다. 명절 이후에는 이혼 상담을 요청하는 분이 늘어난다. 한국의 연간 이혼 건수는 9만3,232건(2022년·통계청)이고, 매일 255쌍의 부부가 이혼한다. 그런데 4~5년 전부터 이혼 상담 과정에 특이한 질문이 추가되었다. "이혼할 때 반려동물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민법상 반려동물은 물건에 해당하므로, 이혼할 때도 아파트나 가전제품처럼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민법 제98조, 제839조의2). 재산분할의 방식은 부부 사이의 합의가 원칙이나,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분할의 액수를 정하되 분할의 방법은 현물 분할, 금전 분할, 경매 분할의 방식에 따른다. 반려동물을 반으로 쪼갤 수는 없으니 현물 분할은 불가능하고, 일방이 반려동물을 가져가고 상대방에게 돈을 주는 방식(금전 분할)이나, 반려동물을 경매에 부치고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을 부부가 나누는 방식(경매 분할)을 택하게 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위 방식들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에 공감할 것이다. 이에 법원 역시 실무적으로는 재판 과정에서 부부 사이의 합의를 강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에 대해서 합의를 해야 하는가?

반려동물은 물건, 즉 재산분할의 대상이므로 누가 소유자가 될지를 정해야 한다(민법과 법원이 강제하는 것은 딱 여기까지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강아지인데 소유자가 바뀐다면, 소유자 변경 신고도 잊지 말고 해야 한다(동물보호법 제15조).

법원과 무관하게, 부부 사이에서 반려동물의 양육비에 대해 합의할 수는 있다. 양육비를 분담하기로 하였다면 세부항목(사료비, 영양제, 병원비, 의복비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반려동물은 나이가 먹을수록 병원비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병원비를 예측하기 어렵다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중에 수십 개의 강아지·고양이 관련 보험 상품이 출시되어 있고 각종 특약(슬개골 특약, 피부병 특약 등)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이혼 후 반려동물을 주기적으로 보기로 하였다면 면접교섭권에 대한 합의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누가 데려다주고, 누가 반환하는지'에 대한 분쟁이 많으므로 미리 명확히 정해놓자. 이에 더해 부부 중 일방이 재혼하거나 사망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합의한 사항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어떻게 할지도 정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주나 뉴욕주에서는 이혼 시 반려동물의 양육권을 반드시 정하도록 하는 법이 시행 중이고, 우리나라 국회에도 동일한 취지의 민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이혼이라는 힘들고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반려동물까지 챙기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가족의 구성원인 반려동물의 행복을 위하여, 조금 어렵더라도 반려동물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까지 합의하여야 할 것이다.


한재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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