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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부터 올린 개혁신당, '미풍'과 '돌풍' 판가름은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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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에서 떨어져 나와 개혁신당의 깃발 아래 뭉치기로 한 개혁신당이 두 달도 남지 않은 4월 총선에서 최대 변수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들의 파괴력 정도에 따라 우열을 가리기 힘든 거대 양당의 승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불완전한 통합으로 시작한 개혁신당이 얼마나 완성형에 가까운 통합 신당으로 결합하느냐 여부가 미풍과 돌풍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통합에 합의한 개혁신당의 출범은 일단 거대 양당 구도에 싫증난 유권자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정권교체에 성공한 당의 대표를 지낸 이준석 공동대표나 국무총리를 지낸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공동대표가 당의 간판으로 나선다는 자체가 주목할 부분이다. 거대 양당의 약점을 확실히 꿰뚫고 있는 이들이 큰 잡음 없이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대안 세력으로 충분히 유권자들의 표심을 장악할 수 있다.
실제 통합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들 신당 지지율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4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5~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 비율은 23%였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12일 "거대 양당에서 이탈한 의원들이 합류하면 몸집이 커질 것"이라며 "정파 차이를 극복하고, 합당 취지를 잘 설득해 나가면 의미 있는 의석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이들에게 아직 기회의 공간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3월 중순쯤 기호 확정 시기가 되면 우리가 교섭단체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교섭단체 기준인 원내 20석을 확보하면 녹색정의당(6석)을 밀어내고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의원 꿔주기' 같은 행태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야 한다.
다만 현재의 정치구도에서 개혁신당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더 많다. 당장 노선과 비전 조율 없이 거대 양당 기득권 타파만을 앞세운 통합에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 닻을 올린 기존 개혁신당 일부 지지층은 류호정 전 의원 등 야권 특정 세력과의 결합에 반발하며 탈당하고 있고, 이에 허은아 이기인 등 기존 개혁신당 지도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 메시지를 남기면서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와 경찰·소방 공무원 여성 병역 의무화 등 자칫 세대나 성별 간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이견 조율도 과제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각 당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해 상호 존중하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지만, 하나로 묶기 어려운 정책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선이 더 많다. 4개 세력이 연합한 형태라 향후 공천 국면에서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쌍두마차인 이낙연 이준석 세력 간 신뢰감이 낮은 상태에서 쫓기다시피 합당을 해 당장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혁신당은 이날 임시 지도부 회의를 통해 양향자 원내대표, 김종민·조응천·금태섭 최고위원 체제를 확정했다. 이들은 13일 첫 최고위회의를 열고 합당 일정 등을 논의한다. 개혁신당은 또 김용남 전 의원,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을 공동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하고, 김철근 전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전략기획위원장은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는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전국지표조사(NBS)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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