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서울대 전공 철회율 생활대·인문대 최고... 무전공 늘면 '양극화 심화' 우려

입력
2024.02.12 15:52
수정
2024.02.12 15:56
11면
구독

서울대 자유전공, 절반이 인기학과 선택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학부 입학 후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도록 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가장 높은 전공 취소율을 기록한 단과대는 생활과학대와 인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당장 내년부터 각 대학별 무전공 선발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서울대 사례처럼 비인기 학과의 소외 현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전공 철회 비율이 가장 높은 단과대(예체능 계열 제외)는 생활과학대(34.6%)와 인문대(20.1%)였다. 이어 자연과학대(20.0%), 농업생명과학대(14.3%) 순으로 전공 철회 비율이 높았다. 반면 취소율이 가장 낮은 단과대는 경영대(7.0%)였으며, 공과대(11.9%)로 철회 비율이 낮았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입학 후 정규 2개 학기 이상을 이수하고 총 24학점 이상 취득하면 의대·치대 등 일부를 제외하고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학부다. 인문계 출신 학생도 수학 기초교양 과목을 이수하면 이과 전공을 택할 수 있다. 전공을 바꾸거나 취소하는 것은 전공별 1회에 한해 자유롭게 가능하다.

생활과학대와 인문대는 철회 비율도 높았지만 애초 자유전공학부생들의 선택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입생 입학정원 기준 생활대 학생 비율은 3.3%, 인문대 학생은 10.5%인데,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선택률은 각각 0.7%, 7.1%로 그보다도 훨씬 낮았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전공으로 고른 학과는 경제학과(680명), 경영학과(658명), 컴퓨터공학과(424명) 순으로, 세 학과 합계가 전체 자유전공학부 학생의 약 47%에 달했다.

서울대에서까지 비인기 학과 소외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이라, 교육부가 추진 중인 무전공 입학 확대가 현실화하면 학생들의 전공 선택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바뀌면서 현재 자유전공학부엔 성적이 높은 이과 출신 학생들이 대부분이 차지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인기 학과 중심으로 재편되다보니 비인기 학과들은 사실상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세운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