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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피면 김포, 서울 된다"...김기현 판박이, '한동훈표' 정책 물음표

입력
2024.02.06 04:30
수정
2024.02.06 10: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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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스타일'만 남고, 정작 콘텐츠는 눈에 띄지 않는다.

4월 총선 민심의 변곡점이 될 설 연휴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동훈 효과'에 대한 아쉬움이 일부 감지된다. 총선 지휘자이자 당 간판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내세웠지만, '개인 한동훈'의 인기에 비해 '당 정책'의 호응도가 영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회의원 세비 삭감', '서울 편입·경기북도 동시 추진' 등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으로 한 위원장이 논란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다는 등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한 위원장은 최근 가는 곳마다 실현을 약속하며,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설 밥상에 야당과 차별화된 국민의힘의 정책 이슈를 올려놓기 위해서다. 5일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상품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직접 계산하면서, 지난달 30일 당 공약개발본부가 발표한 '온누리상품권 발행액 2배 증액'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의도에서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내고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의 약속은 의도와 달리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지난달 31일 수원 방문 이후 수도권 일부 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서울 편입과 경기북도 분도 동시 추진을 공약한 게 대표적이다. 이후 지난 3일 경기 김포시에서 한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은 야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야권 반발 이유는 '현실성'이다. '서울 편입' 문제는 지난해 11월 '김기현 지도부'에서 추진하다 이미 무산이 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관련 법상 늦어도 이달 10일 이전에 주민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민주당은 "지키지도 못할 사탕발림 공약"(윤영덕 원내대변인)이라고 지적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표심만을 노리고 무책임하게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울시민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비현실적인 공약으로 야권 공격의 빌미를 자초한 셈이다.

한 위원장이 '정치개혁' 방안으로 제시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국회의원 정수 감축 △국회의원 세비 감축 등도 과거 전임 지도부 등이 내세운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회의원 월급을 '중위소득' 수준에 맞추자는 제안은 당내 협의와 법 개정 사안이 필요해 현실성을 장담하기 힘들다. 영남권의 한 초선의원은 "한동훈표 공약의 '임팩트'가 약하다. 정체성이 모호하고 여당 정책을 리드하고 나간다는 느낌이 부족하다"고 걱정했다.

당 일부에서는 결국 한 위원장의 '실속'을 우려한다. 내놓은 '당의 정책'보다 '한 위원장 개인'에게 이목이 집중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사람이 몰라고 '연예인급' 인기를 체감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선거 승리인데 '1992 티셔츠'와 같은 외적인 요소만 남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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