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YTN 불안정한 상태 매각' 시사...노조 반발

입력
2024.02.05 18: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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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기자간담회서 매각 시사
YTN 노조 "불법 매각" 강력 반발
"①심사 없이 ②'2인 체제'에서
③페이퍼컴퍼니에 YTN 팔아"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보류 상태인 YTN 매각 문제를 조만간 결론 낼 것임을 시사했다. YTN 노조는 심사도 없이 방통위원 2명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매각 승인은 불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홍일 "보류 2개월이나 지나...심도 있게 검토 중"

김 위원장은 5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YTN 매각 승인에 대해 "보류 의결로부터 2개월 이상 지났는데 사업 신청자(유진그룹)나 시청자까지도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로 지나가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YTN의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조만간 다룰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29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체제에서 YTN 최다액 출자자(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심사위원회는 유진그룹에 대해 ①명확한 사업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②방송의 공적 책임 계획의 구체적·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며 ③사회적 신용도에 관한 부정적 요인이 상당하고 ④YTN 발전을 위한 투자 계획이 빈약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방통위는 유진그룹 측의 투자계획 등을 확인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안건 의결을 보류했다. 지난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등이 보유한 YTN 지분의 인수자로 선정된 유진그룹은 방통위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유진그룹은 최근 400쪽에 달하는 추가 자료를 방통위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통위가 YTN 매각을 조만간 승인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YTN 노조 "매각 승인은 불법, 원점 재검토해야"

윤창현(오른쪽) 언론노조 위원장과 고한석 YTN 지부장이 5일 경기 과천 한 카페에서 열린 'YTN 매각승인 왜 불법인가? 무자격 무심사 유진그룹 부적격성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창현(오른쪽) 언론노조 위원장과 고한석 YTN 지부장이 5일 경기 과천 한 카페에서 열린 'YTN 매각승인 왜 불법인가? 무자격 무심사 유진그룹 부적격성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YTN 구성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언론노조 YTN 지부는 이날 경기 과천시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의 매각 승인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①유진그룹이 낸 추가 자료를 심사할 심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았고 ②원래 5인 체제인 방통위의 ‘2인 체제’(김홍일 위원장, 이상인 부위원장) 의결은 위법하며 ③YTN을 인수하려는 유진이엔티는 자본금 1,000만 원, 직원 한 명이 전부인 페이퍼컴퍼니라 방송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고법은 MBC 권태선 이사장이 제기한 후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신청에서 방통위의 항고를 기각하며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을 지적한 바 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추가 심사를 거치지 않고 의결하는 것은 졸속 심사를 반복하는 것이라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만약 방통위가 YTN 매각을 이대로 의결하면 두 사람의 방통위원과 방통위 모두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TN 지부는 또 유진그룹의 ‘사회적 신용도’가 지난해 심사 때보다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유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이 고객들의 투자 손실을 돌려막기한 사실이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점검에서 드러나 직원들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라고 YTN 지부는 밝혔다. 고한석 YTN 지부장은 “경영진 판단 없이 실무자 판단만으로 이런 행위를 저지르진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유진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YTN 매각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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