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받고 갔더니 대통령 집… 새벽 한남동에 콜택시 20대 모인 사연

같은 연락처로 호출했으나 '없는 번호'
경찰, 업무방해 혐의로 용의자 추적 중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차량을 타고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새벽 시간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택시 수십 대가 잇따라 몰리며 내부 진입을 시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비를 서던 경찰이 제지하자 택시기사들은 “콜이 들어와 안내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허위 호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오전 2시부터 4시 사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택시 20여 대가 5~10분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관저를 경비하는 202경비단에 제지당한 택시기사들은 “호출한 승객의 탑승 위치로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 운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 미상의 택시 호출자는 동일한 연락처를 이용해 대통령 관저에서 20m쯤 떨어진 곳으로 택시들을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확인 결과, 해당 전화번호는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은 없는 번호로 만든 유령 계정일 경우, 택시기사에게 전달되는 탑승자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했을 경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반복적인 허위 호출은 업무방해에 해당된다”며 “동일인 호출 여부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동을 계기로 경찰은 관저 부근 202경비단의 경계를 강화하고 택시 진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