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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테라파워와 손잡는 국내 기업들 느는 까닭은

입력
2024.02.05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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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SMR 연구 인력 보내기로
사용후 핵연료 10분의 1, 해상 원자력 개발 방점
SK·한수원도 지난해 협력 계약

HD한국조선해양-테라파워, 원자력 발전선 개발 협력 개념도. 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한국조선해양-테라파워, 원자력 발전선 개발 협력 개념도. HD한국조선해양 제공


국내 기업들이 SMR(소형모듈원자로) 설계 기업 테라파워와 앞다퉈 기술 협력에 나서고 있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8년 미국에서 세운 회사로 원자력 발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테라파워, 미국 남부 최대 에너지 기업인 서던컴퍼니, 영국의 원자력 발전 솔루션 회사 코어파워와 함께 미국 워싱턴주에서 SMR의 일종인 MSR(용융염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테라파워는 첫 나트륨(Natrium·소듐냉각 방식) SMR 실증단지를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의 폐쇄된 석탄발전소 단지에 짓고 있다. 2030년 완공 목표인 이 단지는 345메가와트(MW)급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25만여 가구가 쓸 수 있는 규모다. 냉각재로 물 대신 나트륨(소듐)을 액체 상태로 써 사용후 핵연료가 기존의 10%대로 줄어든 혁신 기술이란 설명이다.

이 사업은 미국 에너지부(DOE)가 기술 개발과 건설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약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지원한다. 테라파워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전력 자회사 퍼시피콥과 2033년까지 나트륨 원전을 최대 5기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기술교류회에서 다음 달부터 미국 테라파워에 SMR 연구개발팀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원자력 발전선을 포함한 해상 원자력 신사업 협력을 위한 것이다. 앞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SMR 공동 사업을 협의했다. HD현대는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당시 약 401억 원)를 투자했다.



SK도 테라파워에 3000억 원 투자... '해상 원자력' HD현대와 차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벨뷰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 내부에 있는 나트륨 소형모듈원자로 실험 장비. 테라파워 제공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벨뷰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 내부에 있는 나트륨 소형모듈원자로 실험 장비. 테라파워 제공


SK그룹도 테라파워와 기술 협력에 적극적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맺었다. 이 협약도 나트륨 SMR 실증과 상용 원자로 개발을 위한 것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당시 약 3,280억 원)를 함께 투자했다.



HD현대그룹과 테라파워의 기술 협력은 해상 원자로 개발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SK와는 다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무탄소 원자력 발전선을 포함, 미래 에너지 시장을 이끌기 위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연구개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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