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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지' 서방 내부 파열음… 관리 800여명 반대 성명

입력
2024.02.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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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관리들 "국제법 위반 기여"
내부 비판 묵살되자 익명 성명 발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800여명의 미국·유럽 정부 관계자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자국 정부를 "국제법 위반에 기여하고 있을 수 있다"고 비판하는 익명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치적 이유로 내부 비판이 묵살당하자 공개 성명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영국 BBC방송 등은 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관리 800여명이 성명을 통해 이날 서방의 이스라엘 지지가 "심각한 국제법 위반, 전쟁범죄, 심지어 인종청소나 대량학살에 기여하고 있을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질타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세기 최악의 인도적 재앙 중 하나에 연루"되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우리가 속한 정부들의 정책은 스스로의 도덕적 입지를 허물고 세계적으로 자유·정의·인권을 옹호할 능력을 약화시켰다"며 휴전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등 지속적 평화 전략을 추진하도록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에 내부적으로 우려를 표해 왔지만 "정치적·이념적 고려에 의해 기각돼 왔다"고 성명을 낸 동기를 밝혔다. 성명은 익명으로 발표됐다.

CNN에 따르면, 이번 성명은 미국, 유럽연합(EU), 네덜란드 관리가 주도했으며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덴마크·핀란드·스웨덴·스위스 등 총 11개국의 정부 관계자가 참여했다. CNN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중 미국 관리·외교관 80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에 "집단학살 협약에 속하는 모든 행위를 방지하라"는 임시조치를 내렸다. 이날 ICJ는 이스라엘이 받고 있는 집단학살 혐의가 "타당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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