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윤핵관' 빗댄 이준석… 3지대 통합 어긋나나

입력
2024.02.02 17:30
수정
2024.02.02 18: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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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방향성 갈등… 배복주 등 '수용 불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에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의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에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의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탈당 세력이 주축이 된 개혁미래당(가칭)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빗댔다. 제3지대 통합 방향성을 놓고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인데, 사실상 자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일 YTN에 출연해 개혁신당 공약과 관련해 "(동의하지 못하면) 저는(민주당 탈당파 인사들과) 같이 갈 수 없다"며 "(신당이) 기존의 거대양당과 다른 위치를 가질 수 있는 동력은 개혁성이나 지향점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이재명 피해자 모임의 성격으로 합쳐져선 소극적 지지밖엔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이 내걸고 있는 제3지대 통합의 전제는 '개혁'이다. 앞서 노년층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경찰·소방 등 일부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 논쟁적 공약을 던진 만큼, 개혁에 대한 방향성에 공통점을 찾아야 한배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윤핵관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전날 개혁미래당을 겨냥해 "지금은 그냥 거기도 윤핵관이랑 다를 바가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천하람 최고위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개혁미래당이) 공약에 대한 건설적 비판이나 토론이 아닌 익명 인터뷰를 내놓고 있다. 익명으로 덮어놓고 '혐오'나 '갈라치기'라고 낙인찍기를 하면 시너지가 나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합류 인사를 둘러싸고 보다 근본적 갈등도 감지된다. 장애인 인권 운동가 출신인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영입이 대표적이다. 배 전 부대표는 휠체어 지하철 탑승 시위 등을 놓고 이 대표와 날 선 토론을 벌였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의 부인으로, 정의당을 탈당해 개혁미래당의 한 축인 미래대연합에 합류했다. 개혁신당은 배 전 부대표 존재가 개혁미래당과 함께하기 힘든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15일 "(제3지대의) 4, 5개 그룹 중 4개 그룹이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출발은 민주당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을 둘러싼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개혁신당이 4월 총선에 독자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자강론과 통합론이 맞서고 있지만, 대주주인 이 대표가 자강에 힘을 실을 경우 무게 추가 쏠릴 수밖에 없다. 천 최고위원은 "통합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면서도 "(통합)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혁신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전날 개혁신당을 포함한 반윤 정치 세력 200석을 주장하며 '탄핵'을 언급한 것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민주당과 그 주변 정당이 200석을 확보하면 탄핵이다 뭐다 해서 대한민국이 정쟁에 휩싸이겠지만, 개혁신당이 양당의 단독 과반을 견제하고 합리적인 개혁의 캐스팅 보트를 가운데에서 행사하게 되면 미래를 향한 생산성 있는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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