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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떠난 그들, 잊지 않겠습니다"… 순직 소방관 애도 물결

입력
2024.02.02 16:30
수정
2024.02.0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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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마련된 장례식장 눈물바다
분향소 4곳도 추모 끊이지 않아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문경장례식장에 2일 오후 동료 소방관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문경=뉴스1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문경장례식장에 2일 오후 동료 소방관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문경=뉴스1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당시 인명 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한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빈소가 차려진 문경장례식장에는 온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미·상주·문경소방서를 비롯해 경북도청 동락관 등 4곳에 차려진 분향소에도 안타까운 희생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2일 박수훈 소방교의 고향인 상주소방서 3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55)은 “영웅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 싶어 왔다. 너무 젊은 나이에 떠났다”며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박 소방교에게 태권도를 배웠던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사였던 박 소방교는 태권도 공인 5단으로 태권도 학원에서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소방관 시험을 병행했다고 한다.

김수광 소방장의 고향인 구미소방서 분향소에서는 당직 근무를 마치고 한달음에 달려온 동료 대원과 시민들이 함께 고인을 애도했다. 소방관 가족이라는 한 시민(28)은 “남의 일 같지 않아 지금도 눈물이 난다”며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화재 예방도 잘 됐으면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경장례식장을 찾은 동료 대원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들의 울음소리가 터질 때면,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동료들도 고개를 떨궈 장례식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2일 경북 문경소방서에 마련된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문경=뉴시스

2일 경북 문경소방서에 마련된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문경=뉴시스

이날 경북소방본부는 두 소방관의 얼굴을 공개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유족들과 협의해 사진 공개에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는 1월 31일 오후 7시 58분쯤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을 위해 3층으로 진입했다 갑자기 불길이 확산하면서 대피하다 고립돼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소방장은 박 소방교보다 여덟 살 어리지만 선임이다. 2019년 공채로 임용됐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어렵다고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스스로 지원했다. 박 소방교는 특전사로 근무하다가 ‘사람을 구하는 일이 지금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2022년 구조 분야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그는 이미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상태였다.

경북도는 순직한 두 소방관을 애도하기 위해 장례를 경북도청장으로 치른다. 3일 발인 후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영결식을 진행한 뒤 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문경=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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