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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서 숨진 생후 49일 쌍둥이 '질식사' 가능성… 부모 "울어서 엎어놔"

입력
2024.02.02 16:00
수정
2024.02.02 16: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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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친모·계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
국과수 "질식사 가능성 배제 못해" 1차 소견

모텔 간판. 게티이미지뱅크

모텔 간판. 게티이미지뱅크

모텔 침대에서 숨진 생후 49일 된 쌍둥이 자매가 질식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2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모텔에서 숨진 쌍둥이 자매 시신을 이날 오전 부검한 뒤 "질식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 결과 내부 출혈이나 골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인은 국과수 정밀 감정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낮 12시 2분쯤 쌍둥이 자매를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로 20대 친모 A씨와 계부 B씨를 긴급 체포했다.

B씨는 전날 오전 11시 22분쯤 "아이 2명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쌍둥이 자매는 모텔 객실 내 침대 위에 엎드려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매의 얼굴과 배에선 혈액이 사체의 아래쪽으로 내려가 반점이 생기는 현상인 시반이 확인됐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은 A씨 부부가 쌍둥이 자매의 사인에 대해 서로 다른 진술을 하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자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 3시쯤 아이들이 심하게 울어 엎어놨다"고 진술했다. B씨는 초기에 자신이 아이들을 엎어놨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아내가 했다"고 번복했다.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A씨 가족은 지난달 31일 인천으로 여행을 왔으며 주안동 모텔에는 전날 0시쯤 투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구체적 사실관계를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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