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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과 전북에 달렸다... '선거구 획정' 협상 최대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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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과 전북이 선거구 획정 협상의 최대 복병으로 부각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획정안에 따라 선거구를 줄여야 하는 곳인데, 모두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 지역구라 양보가 쉽지 않다. 이에 민주당은 "다른 선거구를 통합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획정안 원안대로 따르자"며 맞서고 있다.
선거구 획정은 규정상 선거 1년 전에 끝내야 하지만, 이제 총선은 불과 60여 일 남았다. 2020년 총선 당시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 초 선거구를 확정하면서 온갖 비판이 쏟아졌는데도 여야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구 획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에 여야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위원장이 여야 간사에게 2일에는 회의를 열어야 하니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여야의 막판 줄다리기 대상은 ‘통합 선거구’다. 당초 선관위는 △서울 노원 △부산 남구 △경기 부천 △경기 안산에서 선거구를 1개씩 줄이고, 전남과 전북에서도 지역 간 조정을 통해 선거구를 1개씩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산 남구의 경우, 현재 2개 선거구인데 평균 인구가 하한선(13만6,600명)에 못 미쳐 통합이 불가피하다.
이 중 여야가 가장 세게 맞붙는 곳은 부천이다. 선거구가 갑·을·병, 갑·을·병·정처럼 여러 개로 나뉜 기초자치단체의 선거구당 평균 인구를 살펴보면 경기 안산(16만170명), 서울 노원(16만7,612명)은 선거구를 1개씩 줄여도 상한선(27만3,200명)을 넘지 않는다. 따라서 큰 이견이 없다.
반면 부천(19만7,234명)은 서울 강남(17만6,300명), 대구 달서(17만9,047명)보다 평균 인구가 많은데도 선거구 통합 우선순위에 올랐다. 부천 지역 의석을 독식한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 다른 쟁점은 전북이다. 전북에선 기존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와 김제·부안 선거구가 인구 하한선에 못 미친다. 이에 획정위가 전북 도내 10개 선거구를 9개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자 민주당은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한다”고 반발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에 여유가 있는 완주·진안·무주·장수 선거구 가운데 한 지자체가 남원·임실·순창 선거구로 이동하고, 전주나 군산 일부를 떼내 김제·부안 선거구의 인구 하한을 맞추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내놓은 획정안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수도권에서 통합 대상인 3개 선거구 모두 현역의원이 민주당 출신이고, 전북도 마찬가지로 10개 선거구 현역 의원 중 남원·임실·순창(이용호 의원)을 제외한 9명이 민주당이라 손해 볼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민주당 주장대로 서울 강남, 대구 달서에서 선거구가 줄어들면 국민의힘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선거구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반대로 선거구를 쪼개는 '분구' 논의도 쉽지 않다. 기존 253개 선거구에서 4개 지역(경기 하남, 화성, 평택, 인천 서구)은 이미 선거구당 평균 인구가 상한선을 넘어 분구가 불가피하다. 획정위는 이에 더해 부산 북구, 강서구(갑·을) 선거구를 부산 북구(갑·을)와 강서구로 쪼개고,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를 순천(갑·을)과 광양·곡성·구례로 쪼개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인구 상한선을 넘은 지역보다는 후순위에 밀려 있다.
다만 여야는 상대적으로 쟁점이 적은 선거구에 대해서는 선관위 획정위에 잠정안을 보냈다. 서울 종로구와 중구·성동구(갑·을) 선거구를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 동두천·연천 선거구와 양주 선거구를 더해 동두천·연천·양주(갑·을) 선거구를 만드는 게 골자다. 강원도 내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6개 시·군으로 구성되는 ‘매머드 선거구’를 막기 위해 기존 선거구인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을)도 유지한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획정위와 업무 협의 차원에서 일부 의견이 접근된 선거구를 공유한 것”이라며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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