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에 시큰둥한 이준석의 전략... 믿는 구석은 지지율

입력
2024.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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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공식적인 소통 없다" 냉기류
'제3지대 투표' 중 절반은 이준석 지지

이준석(왼쪽) 개혁신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이창한 전 반도체협회 부회장의 한국의희망 입당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왼쪽) 개혁신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이창한 전 반도체협회 부회장의 한국의희망 입당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제3지대 '빅텐트'에 시큰둥하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대에 "공식 소통은 없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위인 지지율을 무기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다만 총선에서 정의당을 넘어 '기호 3번'을 확보하려면 현역의원들의 합류가 절실해 마냥 튕길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 대표는 30일 취재진에게 개혁미래당과의 대화와 관련 "적어도 당대표인 제가 담당자를 지정해서 특별한 임무를 주거나 교섭 권한을 준 일은 없다"며 "개인 간의 소통은 이루어질 수 있으나 공식적인 소통은 없는 단계"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앞서 이 전 대표 측과 민주당 탈당파가 합쳐 '개혁미래당'으로 당명을 짓자 "신장 개업한 중국집 이름(개혁신당)이 조금 알려져 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믿는 구석은 지지율이다. 이달 23~25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의향을 물었더니 '이준석 신당' 20%, '이낙연 신당' 16%였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24%에 달한 '제3지대 다수 당선' 희망자로 범위를 좁히면 '이준석 신당' 지지 의향은 48%로 치솟은 반면, '이낙연 신당'은 26%에 그쳤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신 제3정당을 선택할 생각이 있는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개혁신당을 선호하는 셈이다.

이준석(맨 오른쪽)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맨 오른쪽)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호감도에서도 개혁신당이 앞선다. 서울경제가 의뢰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준석 신당'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달 18, 19일 17%, 이달 25, 26일에는 18%로 나타났다. 반면 '이낙연 신당' 호감도는 같은 기간 15%에서 11%로 하락했다.

이처럼 기세등등하지만 개혁신당의 최대 약점은 '금배지'다. 기호 3번을 받아 정의당(6석)보다 앞서려면 현역의원 최소 7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준석 신당'에는 현역의원이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1명뿐이다. 이와 달리 '이낙연 신당'에는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3명이 포진해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불공정 경선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일부 현역의원이 개혁신당에 입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개혁신당은 이날 이창한(67)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1호 인재로 영입했다. 이 전 부회장은 특허청,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대통령 비서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 공직 생활을 거친 뒤 반도체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냈다. 그는 입당식에서 "인구 절벽과 성장률 저하라는 대위기 상황에서 이념의 정쟁이 아닌 결실의 화합을 추구하는 한국의희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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