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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도요타, 또 자회사 인증시험 부정… 공장 라인 중단, 생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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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 세계 1위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자회사 도요타자동직기(영문 명칭 '도요타 인더스트리즈')가 디젤 엔진 생산 과정에서 품질 인증 시험 중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 도요타그룹에서 자회사 부정이 발각된 것은 히노자동차, 다이하쓰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특히 해당 엔진을 사용하는 도요타 차량이 많아 일본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도요타의 신뢰도 하락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도요타는 30일 도요타자동직기가 생산한 디젤 엔진이 사용된 랜드크루저 등 10개 차종에 대한 출하를 중단하고, 일본 내 4개 공장 6개 생산라인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는 전날 발표된 제3자위원회 조사 결과와 일본 국토교통성의 출하 정지 처분에 따른 것이다.
도요타자동직기는 회사 명칭에서 드러나듯 원래 섬유 직조기를 제조하는 회사였다. 1934년 승용차용 엔진을 개발했고, 3년 후 자동차 부분이 분리돼 현재의 도요타자동차가 됐다. 도요타의 '뿌리' 같은 회사인 셈이다. 현재는 주로 굴삭기, 지게차 등 산업용 차량을 제조하거나 도요타자동차 납품용 디젤 엔진을 제조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직기는 지난해 3월 지게차용 엔진 3종에서 품질 부정이 발각된 뒤 제3자위원회를 구성해 실태 조사를 해 왔다. 조사 결과 엔진의 출력 시험 시 연료 분사량을 조절해 성능이 더 좋아 보이도록 데이터를 조작했다. 산업용 차량뿐 아니라 도요타에 납품하는 자동차용 디젤 엔진 인증 시험에서도 부정이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국토교통성은 해당 차량이 환경이나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지 확인할 때까지 부정이 적발된 엔진 출하를 정지하라고 지시했다. 도요타도 해당 엔진을 사용하는 10개 차종의 차량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 한국에선 해당 차종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히노자동차와 다이하쓰에 이어 도요타자동직기까지, 도요타그룹 자회사에서 잇따른 품질 부정이 적발되면서 모회사인 도요타의 관리 소홀에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에서 발생한 부정은 개발 기간 단축 압박 속에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와 제3자위원회 보고서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직기 직원들 사이에 '양산 개시일 준수는 절대적'이란 인식이 있었다. 수개월이 소요되는 열화 내구성 시험을 만약 통과하지 못하면 양산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다는 부담감 때문에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히노자동차에선 "개발 일정 지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강압적인 태도"가, 다이하쓰에선 "과도하게 짧고 경직적 일정에 따른 극도의 압력"이 부정의 원인으로 조사됐다.
도요타는 지난해 세계에서 총 1,123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4년 연속 세계 신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자회사 품질 부정 문제로 기뻐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도요타는 '더 좋은 차를 만들자'는 창업정신을 잊고 수익과 규모 확대에 우선하다 2009년 리콜 사태를 맞았던 경험이 있다"며 "지금 그룹사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사과했다. 이어 '다음의 길을 발명하자'는 도요타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공개하고,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그룹의 변혁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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