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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학살 말라" ICJ 판결에 '모르쇠' 일관하는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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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서 강경한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자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따끔한 일침은 물론, 자제 권고에도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집단 학살을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명령을 내렸음에도, 가자지구에서의 공세를 멈추긴커녕 오히려 'ICJ의 부당한 판결'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적반하장에 대한 비판은 더 커졌다. 외부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 압박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강제 퇴진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비등하다.
28일(현지시간) 중동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등에 대한 포위 공격을 이어갔다. 탱크를 앞세워 칸유니스 피란민들을 더 남쪽에 있는 라파로 몰아내기도 했다. 26일 이스라엘에 내려진 "집단 학살 방지 조치를 취하고, 가자지구 주민의 인도주의 위기 상황을 개선하라"는 ICJ의 명령에도 아랑곳없이 아무런 태도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ICJ 결정 당일에만 가자지구에선 사망자 174명이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ICJ 판결 이튿날에도 집단 학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7일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을 맞아 진행한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집단 학살을 자행한 쪽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이며 이스라엘은 방어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그는 가자지구 지상전 과정에서 발견됐다는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 아랍어판을 들어 보이며 "하마스를 제거하지 않으면 (유대인) 학살이 반복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안보리 차원에서 이스라엘 제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ICJ 명령엔 이스라엘을 강제할 구속력이 없으므로, 안보리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31일 알제리 요구로 소집된 안보리 회의가 중대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IDF나 정보기관 출신인 전직 고위 관료 등 40여 명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아미르 오하나 크네세트(의회) 의장,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잔혹한 대학살의 책임이 네타냐후에게 있다"며 총리 퇴진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에서도 연일 정부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 일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이 줄줄이 지원을 중단하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은 '2개월 휴전 합의 근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7일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약 130명을 풀어 주는 조건으로 이스라엘도 2개월간 휴전에 동의하는 내용의 서면 합의 초안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합의안은 △하마스의 여성·고령자·부상자 석방 및 이스라엘의 1개월 휴전(1단계) △하마스의 남성·이스라엘 군인 석방 및 이스라엘의 1개월 휴전(2단계)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NYT는 "이견은 있지만 최종 합의가 2주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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