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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자 간이식 기다리던 중증 간 질환자, 생체 간이식하니 생존율 3배 높아

입력
2024.0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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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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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간이식을 받으면 중증 말기 간 질환자도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덕기·이재근·주동진 교수, 임승혁 강사 연구팀이 간이식을 대기하는 중증 말기 간 질환자의 생존율과 거부 반응 발생률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외과학회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간 질환이 심각한 정도를 측정해 뇌사자 간이식 순서를 부여하는 기준인 멜드(MELD) 점수가 30점 이상인 환자 64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간이식은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악화한 중증 말기 간 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건강한 공여자에게서 간을 기증받는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을 이식받는 경우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뇌사 기증자가 부족해 간이식의 70% 이상은 생체 간이식으로 진행한다. 다만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인 말기 간 질환자에게는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생체 간이식이 적극적으로 권장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간이식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도 생체 간이식 유용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5~2021년 세브란스병원에서 간이식 대기 중이었던 환자를 생체 간이식을 준비한 A군 환자 205명과 뇌사자 간이식만 대기한 B군 환자 444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실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A군이 91.2%(187명)로 B군(39.9%·177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두 집단의 1년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도 뇌사자 간이식만 기다렸던 B군(28.8%)보다 생체 간이식을 받은 A군(77.3%)이 3배 가까이 더 높았다.

수술 후에도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합병증·거부 반응 발생률 등은 뇌사자 간이식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생체 간이식 공여자도 큰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연구팀은 간이식이 필요한 중증 말기 간 질환 환자가 생체 간이식을 받으면 뇌사자 간이식 대기 순서만 기다리는 것보다 간이식 기회가 커질 수 있으며 생존율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김덕기 교수는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인 중증 말기 간 질환자에 대한 생체 간이식의 안전성을 밝혀냈다”며 “말기 간 질환자도 생체 간이식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한 만큼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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