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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간인 무차별 공격한 이스라엘… ICJ는 '군사 작전 중단' 명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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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넘도록 무고한 희생이 반복되고 있다. 구호품을 받으려 줄을 늘어선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17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고 죽거나 다쳤다.
홀로코스트의 잿더미 위에서 일어난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자신들에게 제기된 '제노사이드(대량 학살)' 혐의와 싸우는 처지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중단'을 명령할지 결론을 낸다. 가자지구 초토화에 나선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국제사회 이목이 쏠려 있다.
25일 AFP통신·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구호품 분배를 기다리던 민간인 행렬을 공격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 현장에 있던 아부 아타 바살은 "먹을 것이 없어서 음식과 밀가루를 구하려던 사람들을 향해 갑자기 나타난 탱크가 발포하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조각났다"고 AFP에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에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유엔 피란민 보호시설을 공격해 최소 13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4일부터 24시간 동안에만 최소 200명이 사망하고 370명이 다쳤다"며 "끔찍한 전쟁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인 대량 학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은 유엔 최고 법원의 처분을 앞두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를 심리 중인 ICJ는 이날 가자지구 전쟁 중단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앞서 이스라엘을 제소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 즉각 중단' 등 9가지 임시 조치를 함께 ICJ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3, 4년이 소요될 최종 판결 전까지 민간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낸 일종의 가처분 신청이다.
ICJ가 전쟁 중단을 명령할 경우 이스라엘을 향한 정치적 압력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할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ICJ의 판단은 법적 구속력은 갖지만 강제 집행할 방법이 없다. 때문에 이스라엘이 거부한다면 별 수 없다는 게 한계다. 2004년에도 ICJ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세운 장벽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최종 판결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쭉 묵살했다.
ICJ가 전쟁 중단 대신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 등 임시 조치를 명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이스라엘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알자지라는 짚었다.
이스라엘은 줄곧 "집단학살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 변호인단은 전시내각이 내린 비밀 명령이 담긴 문건 30건 이상을 ICJ 재판부에 제출했다. 문건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 말 가자지구에 연료와 물 등 공급을 지시하거나 부상자를 위한 야전 병원 설립을 검토했다는 등 내용이 담겨 있다. 민간인 피해 최소화 노력을 부각하면서 집단 학살 혐의 반박에 나선 것이다. 다만 NYT는 "고도로 선별된 문건들로, 내각과 군대가 내린 대부분의 전시지침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휴전 협상도 계속되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스라엘과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 이집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를 향해 "그들에게 어떤 환상도 없다.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영향력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한 발언이 유출됐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무책임한 발언이 경악스럽다"며 "인질을 구하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경력을 위해 중재 과정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가자지구 남부 국경을 접한 이집트와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마스 섬멸을 위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까지 밀어붙일 수밖에 없지만 이 경우 이집트 시나이반도로의 대규모 난민 유입을 부를 수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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