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라면 중국어 표기, 김치 공정 빌미" 지적에…농심 "표현 삭제 결정"

입력
2024.01.25 20:00
수정
2024.01.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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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판매 라면에 '라바이차이' 표기
서경덕 "김치의 중국어 표기 신치 써야"
농심 "라바이차이 표현 없애기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농심 김치라면의 중국어 표기가 잘못 적혀 있다는 글을 올렸다.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농심 김치라면의 중국어 표기가 잘못 적혀 있다는 글을 올렸다.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농심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김치라면 용기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가 잘못 적혔다고 지적했다. 자칫 김치가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 농심은 "미국 내 소비자의 제품 이해를 돕기 위한 차원"이긴 했지만 관련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 판매용으로 출시한 김치라면 용기면엔 매운 김치 맛을 뜻하는 'Spicy Kimchi flavor'가 영어로 크게 적혀 있다. 용기면 왼편엔 한자로 '라바이차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

서 교수가 문제 삼은 건 라바이차이.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 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우리 김치와는 전혀 다르다"며 "중국이 김치 기원을 왜곡하는 '김치 공정'을 펼치고 있는데 잘못된 중국어 표기를 사용하면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명시했다"며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김치 표기에 힘을 모아 달라"고 적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7월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파오차이 대신 신치로 바꿨다. 김치가 중국식 야채 절임인 파오차이와 같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김치 공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농심은 내부 회의를 거쳐 서 교수 지적을 곧장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초 김치라면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품 정보를 알리기 위해 라바이차이를 쓰긴 했으나, 관련 표현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다는 판단 아래 삭제하기로 한 것. 농심 관계자는 "앞으로 생산하는 제품에서 라바이차이라는 중국어 표현이 들어간 부분은 아예 없앨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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