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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보다 좋은 고양이의 후각, 절대 맡으면 안되는 냄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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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고양이를 7개월째 키우는 초보 집사입니다. 요즘 고민인건 ‘제가 사용하는 제품이 고양이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에요. 예를 들어 비누, 샴푸와 같이 향이 나는 제품들이요. 인센스 스틱이나 디퓨저가 고양이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모두 사용 중단했는데요. 대신 비누나 샴푸, 섬유탈취제 등에도 특유 향이 있다보니 후각에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 됩니다. 집에 왔을 때 꼭 손을 씻고 고양이를 만지는데 제 손 냄새를 가까이서 킁킁 맡거든요. 사람이 맡아도 향이 세게 나는데 고양이한테는 이런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양이 모래도 향이 나는건 쓰지 말래서 고양이가 사용하는 용품에서 향이 나는 건 없는데 정작 제가 쓰는 물건들은 향 투성이라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무향 샴푸, 무향 비누를 써야하는걸지… 아니면 공기 중에 그런 냄새가 퍼지지만 않으면 될지, 손에서 나는 냄새를 잠깐 맡는건 괜찮을지 등 어느정도가 적절한 선인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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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려동물의 행동문제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치료하는 ‘하이 반려동물 행동 클리닉’의 원장 이우장 수의사입니다. 이번 사연의 사연자께서는 사용하시는 사람용 제품들 중에 향이 나는 것들이 혹여나 고양이에게 좋지 않을지 걱정이 많으신 것 같네요. 우선 해당 사연 솔루션을 드리기 전에 전반적인 고양이의 후각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양이는 사실 매우 뛰어난 후각을 갖고 있는데요. 사람의 코에는 약 5백만 개의 후각 수용기가 있는 반면에 고양이의 코에는 사람의 40배인 2억 개의 후각 수용기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후각 수용기: 후각물질의 화학자극을 수용하여 후각신경의 충격정보로 전환하는 세포) 물론 블러드하운드나 저먼 셰퍼드와 같은 몇몇 품종은 고양이보다 더 많은 후각 수용기를 가졌지만, 일반적인 개들과 비교했을 때는 고양이의 코가 예민합니다.
후각 수용체는 3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냄새를 구분하는 수용체인 V1R 수용체가 개보다 고양이에게 많습니다. 사람은 V1R 수용기가 2개뿐인 반면, 개는 9개, 고양이는 30개나 있답니다. 이렇게 발달된 후각을 통해 고양이는 수 킬로미터 떨어진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것이죠. 믿기지 않겠지만 실제로 고양이의 후각과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집고양이가 집에서부터 약 2.4km에서 6.4km 떨어진 곳에서도 냄새를 통해 집을 찾아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적어도 2.4km ~ 6.4km 정도 거리의 냄새를 고양이가 감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후각을 통해 음식이 신선한지 아니면 상했는지까지도 구분할 수 있는데요. 식욕이 까다롭거나 예민한 고양이들 중에는 신선한 물과 사료만 고집하는 경우들 종종 보셨을 겁니다. 이런 행동도 후각에 기반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고양이는 야행성이라 밤에 활동하도록 발달되어 있고, 밝은 빛에서는 시력이 좋지 않은데요. 이 때문에 평소 보호자를 시각적으로 알아보기보다는 보호자의 냄새와 목소리로 구분하곤 합니다. 따라서 만약 보호자가 집에 왔을 때 평소와 다른 냄새가 강하게 난다면 고양이는 좀 더 가까이 와서 킁킁 냄새를 맡아 보호자인지 확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고양이에게 불쾌감을 주는 냄새들이 일상적인 생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가 싫어하는 냄새에는 1) 야생에서 포식자 역할을 하는 개의 냄새, 2) 낯선 고양이 냄새, 3) 알코올 냄새, 4) 세탁용 세제와 같은 세척용 화학물질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고양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싫어하는 향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귤, 레몬, 자몽과 같이 강한 시트러스 향과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또는 윈터그린과 같은 강한 민트 향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죠. 또한 일반적으로 식물 추출물인 에센셜 오일은 피하시는 것이 좋은데요.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티트리 오일, 라벤더 오일, 유칼립투스 오일 등 여러 에센셜 오일이 고양이에게 유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에센셜 오일의 냄새 자체보다는 고양이가 섭취했을 때가 더 문제인데요. 단 몇 방울의 오일이라도 (특히 농축되어 있다면) 털에 묻어 있는 오일을 고양이가 그루밍을 통해 섭취했을 때 자극이 되거나 해로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제품들을 사용하실 때는 반드시 주의하셔야 하고, 특히 고양이들은 높은 곳이나 숨겨둔 장소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해야 합니다.
냄새에 대한 반응은 고양이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특정 냄새를 싫어할 때 보이는 반응들이 있습니다. 먼저, 특정 냄새를 맡은 직후 해당 장소나 물체로부터 적극적으로 벗어나려고 한다면 그 냄새를 싫어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냄새가 불편할 경우 하악질 또는 으르렁거리는 등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드물지만 소변 마킹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싫어하는 냄새가 난 직후 평소보다 더 예민하거나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으며, 재채기를 하거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그루밍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 용품이나 화장실 모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향이 없는 것이 낫습니다. 일부 고양이들은 신경을 크게 안 쓸지 모르더라도, 일부 고양이들은 특히 향이 강할수록 기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화장실 모래에서 싫어하는 냄새가 난다면 화장실을 기피하거나 들어가더라도 볼일만 보고 빨리 벗어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화장실 모래에 유향 제품들이 많이 있을까요? 그것은 결국 사람 입장에서 만들어졌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고양이의 배설물 냄새가 강하다 보니 이러한 부분을 해소시키기 위한 부분인데, 사람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 어떻게 보면 서로 타협을 해야 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사연자분의 질문에는 한 가지 정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고양이마다 냄새에 대한 반응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죠. 만약 위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향이 나는 제품을 썼을 때 보호자에게 다가오지 않거나 피한다면 그 제품은 해당 고양이에게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혐오 자극'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시로, 평소 잘 지내던 고양이 두 마리 중에 한 마리가 병원에 다녀왔을 때, 알코올과 같은 병원 냄새가 몸에 살짝 남아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집에 있던 고양이가 이러한 ‘혐오 자극’ 때문에 극도로 경계하거나 마치 처음 본 고양이를 대하듯이 방어적인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간에 차이가 있듯, 모든 다묘 가정에서 이러한 증상을 보이진 않습니다.
따라서 만약 보호자가 사용하신 제품에 향이 있더라도, 고양이의 반응에 따라 조치를 취해주시면 됩니다. 고양이가 보호자에게 다가왔을 때 냄새를 맡은 후에도 보호자에게 몸을 비빈다거나, 골골송을 부르는 등 친화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향이 나는 스프레이 같은 제품을 쓰실 때는 가능하면 고양이 바로 앞이나 고양이를 향해서 뿌리지 않으셔야합니다. 어차피 냄새 자체는 멀리서도 맡을 수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분사물이 고양이에게 닿는다면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용하시는 제품들 중에 고양이가 특정 냄새를 싫어한다는 것을 확인한 경우, 향이 강하지 않은 다른 것을 선택해 보시고, 다른 향을 선택하실 때는 위에 언급된 고양이가 싫어하는 향에 대한 내용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연을 통해서 고양이의 후각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향에 대해 주의할 점을 알아보았습니다. 사연자님께도 많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고양이와 오래오래 행복한 동행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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