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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승무원?...'여자 하기 좋은 직업'에 숨겨진 여성 억압의 진실

입력
2024.01.26 15: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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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서현주,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의 저자들은 교사, 간호사, 승무원, 방송작가 등 이른바 '여초 직군'의 여성들이 전문적인 직능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서재훈 기자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의 저자들은 교사, 간호사, 승무원, 방송작가 등 이른바 '여초 직군'의 여성들이 전문적인 직능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서재훈 기자


교사, 간호사, 승무원, 방송작가... '여자 하기 좋은 직업'이라고 오랫동안 불려온 직업군이다. 소녀들은 진로를 선택하는 삶의 길목마다 이런 직업을 고려할 것을 권유받는다. 반면 '남자 하기 좋은 직업'의 전형은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하라는 격려는 상대적으로 소년들에게 더 많이 집중된다.

책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에는 이른바 '여자 하기 좋은 직업'에 종사하다가 그만두고 새로운 진로를 찾은 여성 32명이 등장한다. 이들의 경험을 통해 특정 직군이 왜 '여초 직업'이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그리고 '여자 하기 좋다'는 말 아래에 감춰진 여성 착취와 억압의 역사를 들춘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에겐 이런 일이 맞다" 같은 사회적 압박이 여성들에게 부과되는 과정을 추적한 끝에 책이 요약한 '여자 하기 좋은 직업'의 특징은 이런 것이다. 남성 몫으로 여겨지는 고소득 전문 직종만큼 임금 수준이 높진 않아도 가계에 도움을 주고, 자격증이 있는 전문직이어서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위험이 적고, 유연 근무가 가능해서 가사와 밥벌이를 병행할 수 있을 것. 요약하자면, 어머니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남편을 보조할 수 있을 것.

공동저자 두 명도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이다. 책은 교직 14년 차에 교단을 떠난 서현주와 10년 차에 신문 기자를 그만둔 이슬기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여자 하기 좋은 직업'이 아닌 '나 하기 좋은 직업'을 찾아 나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요구에 무조건 순종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용기를 얻게 된다. 진로를 고민하는 10대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이슬기, 서현주 지음·동아시아 발행·268쪽·1만7,000원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이슬기, 서현주 지음·동아시아 발행·268쪽·1만7,000원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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