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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떨어뜨렸어요! 강아지 떨어짐 낙상 병원에 꼭 가야할까요?

입력
2024.01.24 09:0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11세, 3kg의 중성화된 암컷 말티즈를 기르고 있습니다.
저희 강아지는 평소 저를 졸졸 따라다니는 껌딱지인데요.
얼마 전 강아지가 계속 안아달라고 매달리고 보채서,
결국 한 손으로 강아지를 안은 채 주방에서 요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강아지가 심하게 버둥거리는 바람에 제가 실수로 바닥에 강아지를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너무 놀라서 바로 강아지 상태를 확인했는데요.
다행히 큰 이상은 없어 보였어요. 떨어진 이후에도 똑같이 간식도 잘 먹고 잘 자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떨어지다가 벽에 머리가 닿은 거 같아서 걱정이에요.
혹시 뇌출혈이나 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걷는 것도 잘 걷고 멀쩡해 보이긴 하지만, 11세 노견이다 보니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걱정되네요.
집에서 괜찮은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늦게라도 동물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까요?

A. 안녕하세요, 경기도 최초 피어프리 전문가 인증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이자 반려인인 신성우 수의사입니다. 사연 속 보호자분이 강아지를 떨어뜨리면서 정말 많이 놀라셨을 텐데요. 이번에는 강아지 낙상에 대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강아지 낙상이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높은 곳에서 강아지가 떨어져 다치는 것을 말합니다. 작은 소형견들은 보통 이번 사연처럼 실수로 보호자의 키 높이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식탁 같은 높은 곳에 올려두었다가 보호자의 부주의로 인해서 순식간에 떨어져 다치기도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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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낙상의 위험성

강아지 낙상은 크게 두 가지 위험성이 있는데요. 낙상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머리 쪽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요

먼저, 머리 쪽에 충격이 가해지면 우리가 예견치 못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뇌진탕이나, 머리 쪽 출혈, 발작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방사선 사진(X-ray)이나 CT 검사를 통해서 머리 상태를 확인하고, 머리 외에 다른 장기들도 괜찮은지 꼭 체크해야 합니다.

* 뇌진탕 : 머리를 부딪쳐서 의식을 잃었지만 뇌가 손상되지 않아 금방 정상 상태로 회복되는 가벼운 머리 외상

특히 머리를 부딪히고 나서 발작이 시작되었다면 강아지의 눈두덩이를 지그시 눌러주고 턱을 받쳐서 기도(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가는 곳)를 확보하여 숨 쉬는데 문제없게 도와줘야 합니다. 또 발작은 단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계속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낙상이 발생하고 나서는 *잠복기까지 고려하여 2주에서~1달 정도 넉넉한 기간 동안 강아지에게 별다른 이상이 생기지 않는지 잘 지켜봐야 합니다.

*잠복기 : 원인이 가해지고 결과가 관찰되기까지의 기간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낙상으로 강아지의 정신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면, 보호자분이 집에서 무얼 해주려고 하기보다는 곧바로 동물병원에 가서 즉각적인 처치를 꼭 받으셔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먼저 뇌 손상으로 인해 뇌압이 올랐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합니다. 뇌압 상승은 보통 안압 상승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안압을 측정해 확인합니다. 정상 안압 범위인 10~25 수치를 넘어가면, 뇌압 및 안압을 감소시키고 뇌에 걸리는 압박을 줄여주기 위한 약물을 투여해야 하죠. 일반적으로 수액에 약을 타서 뇌압을 감소시키는 식으로 처치를 진행합니다. 이 밖에도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처치는 진통 처치(아파할 경우), 지혈 처치(피가 날 경우) 등이 있습니다. 뇌압 상승 여부와 통증 부위에 따라 상황에 맞는 처치가 필요합니다.

2. 관절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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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 두 번째는 관절 외상입니다. 특히 *골관절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주로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슬개골 탈구, 십자인대 파열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관절이 다치면 보통 문제가 발생한 앞다리 또는 뒷다리를 들거나 땅바닥에 잘 딛지 못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또 아파하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죠.

*골관절 :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서로 인접한 뼈가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는 부분으로 뼈마디라고 부른다

단순한 염좌(우리들 말로 삐었다, 접질렸다)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딛기 시작하면서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위의 말씀드린 탈구 및 파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리를 못 딛고 절뚝거릴 텐데요. 이렇게 절뚝거리며 관절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근육도 많이 없어지고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려면 시간이 배로 걸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절뚝거리는 등의 문제가 보인다면 병원에 가서 방사선 검사 등으로 꼭 상태를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강아지 낙상 시 집에서 각별히 살펴봐야 할 점

사연 속 강아지의 나이가 11세 노령이다 보니 보호자분이 걱정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의 이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강아지의 평소 움직임, 생활 패턴 등을 잘 관찰해야 하는데요. 만약 뇌출혈이 있다면 발작 및 빈혈이 나타날 수 있어요. 빈혈 증상으로는 점막색(귀, 배 등의 피부)이 창백해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변화가 있는지 잘 관찰하시길 바랍니다.

또 앞서 강아지가 떨어지고 난 이후부터 2주에서 ~1달 정도를 모니터링 기간으로 잡고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한번 잘못 떨어져 다친 낙상은 나중에라도(모니터링 기간 이후) 발작이나 멘탈 코마 상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한) 등의 문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집에서 관찰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이상을 느꼈다면(특히 사연 속 반려견처럼 머리 쪽을 부딪친 것으로 느껴진다면) 동물병원에 가서 신경계 및 방사선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낙상의 경우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보니 강아지가 조금이라도 이상해 보인다면 빨리 대처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블루베어 동물병원 신성우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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