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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지진 났는데 원전 괜찮아? 노토반도 시카 원전 재가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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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강진이 덮쳤던 일본 노토반도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재가동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동을 중지했던 원전 재가동을 추진했지만 이 지역에 활성단층이 있었고, 이번 강진으로 재확인됐다는 게 반대 논리다. 게다가 이번 지진으로 변압기와 방사선량 모니터기 등 원전 내 일부 시설이 고장 난 대목도 원전 재가동 반대 여론에 힘을 싣는 변수다.
일본 NHK방송은 23일 노토반도 중부 시카마치에 위치한 호쿠리쿠전력 시카 원전의 전력 공급 문제를 보도했다. 지진으로 손상된 변압기가 아직까지 수리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부로부터 전기를 받을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설치된 비상용 디젤 발전기 중 1호기 1대가 지난 17일 시험 운전 중 자동 정지하는 등 새로운 문제마저 발생했다는 것이다. NHK는 "완전한 복구에는 반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압기 손상으로 약 2만 리터에 달하는 기름이 누출됐고, 부지 내에도 땅이 융기하고 갈라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사태 초기 기름 누출량을 축소 발표하는 등 시카 원전의 비상사태 대응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원전 주변 지역에 설치된 방사선량 모니터링 장치가 통신 두절로 인해 최대 18개소에서 작동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원전 사고 발생 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안전한 곳으로 주민을 대피시키는 데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시카 원전 인근 활성단층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활성단층이란 과거 1만 년 안에 지진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단층을 말한다.
노토반도 북쪽 해역에선 2007년 규모 6.9의 강진이 이미 일어난 적 있다. 또 지난 1일 규모 7.6의 강한 지진이 일어나기 전 최근 3년 동안에도 진도 4, 5의 강한 흔들림을 동반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런 지진의 원인으로는 노토반도 북쪽 바닷가에 늘어선 활성단층이 지목돼 왔다. 지질학자들은 시카 원전 부지 바로 밑에 있는 단층도 "활성단층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의견을 지난 2016년 정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방침을 바꿔 "원전 부지 밑 단층은 활성단층이 아니다"라는 호쿠리쿠전력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2021년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세워진 기존 원전 정책 방향을 뒤집고 원전 재가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호쿠리쿠전력은 곧바로 2026년 1월 재가동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1개월여 전인 지난해 11월 29일엔 일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이 직접 시카 원전을 시찰하고 "한시라도 빨리 재가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 지진으로 2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과연 이렇게 위험한 지역에 있는 원전을 재가동해도 되느냐는 논란이 재차 일고 있는 것이다.
지진 전문가인 박진오 도쿄대 교수는 "원전의 공학적 안전성에 대해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지진으로 노토반도에 있는 활성단층의 존재와 위험성이 확실히 드러났으니 원전 재가동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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