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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한파'에 하늘·바닷길 다 막힌 제주… 2만명 발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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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강풍과 폭설로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항공업계는 제주에 발이 묶인 이용객을 2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제주국제공항 운항 항공기 453편 중 425편(사전 비운항 포함)이 기상악화로 결항됐다. 국내선 도착 203편·출발 202편, 국제선 출‧도착 각 10편 등이다. 이날 국내선 14편(출발 8, 도착 6)과 국제선 12편(출발 7, 도착 5)만 지연 운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강풍주의보와 대설주의보가 동시에 발효됐고, 항공기 이·착륙을 방해하는 급변풍 특보까지 내려졌다. 제주공항 측은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활주로를 폐쇄한 채 밤사이 쌓인 눈을 치우고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지만, 항공사들은 계속된 폭설과 강풍 탓에 줄줄이 결항 결정을 내렸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날 제주 기점 모든 노선의 항공편이 뜨지 않았고, 대한항공과 에어부산도 이날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대부분을 결항 조치했다.
이 때문에 제주공항 항공사 발권 카운터는 운항 계획을 알아보려는 이용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눈보라가 치다가 그치기를 반복하고, 몇몇 항공편이 운항하면서 탑승객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항을 떠나지 못한 채 발권 카운터를 수시로 돌아보거나 휴대전화로 예매 페이지를 쉴 새 없이 확인하며 남는 항공편을 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대기자를 받는 카운터 앞에도 50m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온 김모(42)씨는 “오늘(23일) 오전 예약했던 항공기는 결항됐지만, 일부 항공기가 출발한다는 말을 듣고 일단 기다리고 있다”며 “오늘 비행기를 못 타면 내일도 대부분 만석이라 좌석 구하기가 쉽지 않아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바닷길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 역시 8개 항로 10척 가운데 7척이 결항됐다. 제주도와 마라도·가파도를 잇는 여객선 5편은 모두 운항이 통제됐다.
도로에 많은 눈이 쌓이고 일부 구간은 얼어붙으면서 제주도민들도 이날 차량 운전을 포기하거나 평소보다 서둘러 집에서 나오는 등 힘겨운 이동길을 경험했다.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고 보행자 낙상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57분쯤 제주시 한림읍에서는 전신주가 기울어졌고, 오전 9시쯤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폭설에 차량이 고립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총 19건의 폭설과 강풍 관련 피해신고가 접수돼 최소 10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폭설 등으로 도내 산간 도로 등이 통제됐고,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는 입산이 금지됐다. 기상청은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며 “항공·해상교통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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