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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복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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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체세포 또는 줄기세포 핵 이식을 이용한 복제개 생산 방법'은 특허를 취득한 기술이다. 이런 기술을 활용해서 죽은 반려동물을 복제(클로닝)하는 상업 서비스는 초고가의 반려동물 생산 방식이다. 최근 한 유튜버가 이런 서비스를 이용해 자신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한 경험을 홍보하면서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의학 연구나 생물다양성보전 영역에서 체세포 핵전환을 통한 동물 복제 기술이 가진 긍정적인 활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학계와 시민사회는 지속적으로 복제에 대한 과학적·윤리적 우려를 표명해왔다. 생명존중 윤리를 훼손하고 도구화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간에게 쉽게 적용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비판 대상이었다. 상업적으로 반려동물을 생산하는 방식은 과학계의 윤리적 심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산 시설이나 생산에 참여하는 전문가 자격은 정해진 바가 없다. 생산 도구로 쓰이는 다른 개의 복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난자를 제공하는 개, 대리모가 되어 새끼를 품은 후 제왕절개의 대상이 되는 개가 시술에 동의했을 리는 만무하다. 태어난 복제견의 건강과 정상적 성장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개인 비용으로 충당되지만 복제 동물 생산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소비하는 것이 혹시 다른 동물의 생존과 돌봄의 기회를 앗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은 꺼내어 보지도 못한다.
반려동물 복제는 또 다른 철학적 과제를 던진다. 반려동물을 잃은 보호자는 복제를 통해 사랑했던 동물이 부활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반려견 복제 서비스는 이런 점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잘못된 인식이다. 복제된 동물은 원래 동물과 동일한 동물이 아니며, 동물의 성격과 행동양식은 유전적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유사한 외모를 가진 대체물로 한 생명체를 도구화하는 일은 세상을 떠난 동물과의 관계 그리고 향후 복제된 반려동물과의 관계 형성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반려동물과 인간의 애착 관계는 생김새에 대한 선호나 단순한 소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개체의 고유한 성격과 움직임,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긴 이야기이다.
가까운 이의 죽음처럼 인간을 겸허하게 만드는 경험은 없다.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의 죽음은 이들과의 만남부터 예견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늙고, 아프고, 죽어가는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것은 반려동물과의 관계의 자연스러운 본질이다. 다른 동물에게 가해지는 고통을 무시하고 유사한 유전적 형질을 가진 동물을 만들어 대체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경험을 통째로 버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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