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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촉발' 김경율, 사과했지만 김건희 리스크에는 "변한 것 없다"

입력
2024.01.22 19: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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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한 위원장 갈등 시작점에
김 여사 '명품백 의혹' 강력 비판 김경율
"정제된 모습 보이겠다" 사과했지만
김 여사 리스크 질문엔 "계속 같은 생각"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의 시작점에는 한 위원장이 임명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있다. 비대위 입성 이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을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해 왔고, 한 위원장의 '사천 논란'의 빌미가 된 서울 마포을 출마까지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은 22일 논란이 된 일부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한 위원장과 함께 김 여사에 대한 입장은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경율 '거친 언행' 사과

김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정제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김 여사 명품백 논란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행실에 빗댄 점을 사과한 것이다. '법리보다 감정의 문제'라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는 게 김 비대위원 얘기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이 발언이 대통령실을 자극한 결정적 장면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비대위원은 대구·경북(TK) 의원들을 향해서도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며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한 차례 사과를 정중히 드렸고,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가 김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주장하면서 '수도권과 TK의 인식 차이'를 거론하자, TK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뒤따랐던 점을 의식한 것이다.

사퇴 선 긋고, 김 여사 리스크에는 "같은 생각"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동훈 위원장 뒤를 지나고 있다. 뉴스1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동훈 위원장 뒤를 지나고 있다. 뉴스1

김 비대위원의 이날 모습은 일면 자신으로 초래된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하지만 비대위원 사퇴 의사는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한 위원장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선민후사하겠다"며 거절 의사를 밝힌 한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에 남아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김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서도 "계속 같은 생각이다. 전 변한 게 없다"고 답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비유 등 표현에 대해 사과했을 뿐,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김 비대위원의 이 같은 태도는 한 위원장과의 교감 없이는 힘들다는 게 당 내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김 비대위원의 거취가 결국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관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연결해서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여부도 관심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상대로 김 비대위원을 언급한 한 위원장은 사천 논란에 "누구를 거기에다가 보냈다고 결정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당내 공천 과정을 거치겠다는 얘기지만,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이 확정되면 뒷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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